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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흥미진진한 독자 Aug 12. 2023

 엄마, 2차 피해자를 만들지 마세요.

내가 가해자라니!!

쌍둥이 아들이 근래 엄마가 글을 열심히 쓰고 있으며 주제는 '핸드폰 없이 살아가는 중학생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희들의 고통이 이렇게 한 편의 아름다운 글로 정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글 몇 편을 읽을 수 있게 보여주었다. (핸드폰이 없으니 엄마폰으로 읽었다.)


아이들이 '엄마 글 잘 쓰네'하는 칭찬과 더불어 본인들의 이야기 몇 개를 더 풀어준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첫인사가 다짜고짜 '아직도 폰 없어?'였다나 뭐라나. 아이들이 엄마의 글쓰기를 응원해 주니 힘이 난다. 한 번씩 이런 걸로 글을 써보라고 소재도 물어다 준다. (흥부에게는 박씨 물어다 주는 제비가 있고, 나에게는 글감 물어다 주는 둥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긍정적이 반응에 힘입어 업로드 한 다른 에피소드를 하나 더 보여 주었다. 이 글도 아이들의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댓글을 보고 아이들의 얼굴이 자못 심각해진다.


엄마 여기 이런 댓글이 있네.


"어떤 분이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한다잖아."


"이건 아니지, 2차 피해자를 만들면 안 되지."


"다른 아이에게 고통을 줄 수 없어, 이건 아니야."


요 녀석들 엄마 글 잘 썼다고 칭찬하며 자신들의 희생을 숭고하게 받아들이던 것이 아니었다.


그냥 부모는 가해자! 자신들은 피해자였다.


아이들에게 글 쓴 거 자랑하다가 본전도 못 찾고 냉혹한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팩트폭행은 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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