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아들이 근래 엄마가 글을 열심히 쓰고 있으며 주제는 '핸드폰 없이 살아가는 중학생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희들의 고통이 이렇게 한 편의 아름다운 글로 정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글 몇 편을 읽을 수 있게 보여주었다. (핸드폰이 없으니 엄마폰으로 읽었다.)
아이들이 '엄마 글 잘 쓰네'하는 칭찬과 더불어 본인들의 이야기 몇 개를 더 풀어준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첫인사가 다짜고짜 '아직도 폰 없어?'였다나 뭐라나. 아이들이 엄마의 글쓰기를 응원해 주니 힘이 난다. 한 번씩 이런 걸로 글을 써보라고 소재도 물어다 준다.(흥부에게는 박씨 물어다 주는 제비가 있고, 나에게는 글감 물어다 주는 둥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긍정적이 반응에 힘입어 업로드 한 다른 에피소드를 하나 더 보여 주었다. 이 글도 아이들의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댓글을 보고 아이들의 얼굴이 자못 심각해진다.
엄마 여기 이런 댓글이 있네.
"어떤 분이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한다잖아."
"이건 아니지, 2차 피해자를 만들면 안 되지."
"다른 아이에게 고통을 줄 수 없어, 이건 아니야."
요 녀석들 엄마 글 잘 썼다고 칭찬하며 자신들의 희생을 숭고하게 받아들이던 것이 아니었다.
그냥 부모는 가해자! 자신들은 피해자였다.
아이들에게 글 쓴 거 자랑하다가 본전도 못 찾고 냉혹한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팩트폭행은 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