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앵무새를 2년 동안 키우면서 가족 모두 마음이 더 따듯한 사람이 되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짐승과 잘 지내는 사람은 상대방을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아일랜드 속담>
고양이는 세심하고 조심히 다루어야 하는 동물인데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그만큼 섬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생긴 속담이라고 한다.우리 가족은 앵무새를 키우면서 확실히 더 섬세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앵무새와 사람이 함께 살면서 이제는 서로 눈짓, 몸짓 하나에서도 그 의미를 알아챌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앵무새가 싫어할 때 하는 동작,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내는 소리, 특별히 좋아하는 간식, 응가 발사하기 2초 전에 하는 행동 등은 모든 식구가 알고 있어 대화의 소재가 된다.
삭막할 것 같은 아들 두 명 있는 집에 웃음꽃과 이야기꽃이 피어나게 해주는 존재가 앵순이다. 그뿐만 아니라, 엄마의 고독한 노동을 함께 해주는 귀여운 앵순이의 행동에 설거지가 즐겁다. 설거지하는 시간 동안 외로울까 봐 품속에서 따뜻하게 그 시간을 함께해 주는 앵순이가 남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남편은 밥 먹고 담배 피우러 바로 나감)
설거지 할 때, 책 읽을 때 함께 하는 앵순이
물소리를 좋아해서 그런지 설거지할 때, 양치할 때, 샤워할 때면 물소리가 나는 곳으로 종종 행차한다. 작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오는 소리는 천사가 날아오는 소리처럼 들린다.
엄마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놀러 오기도 하고, 오빠가 공부할 때 놀아달라는 건지 펜을 가져가 주지 않겠다고 꼬장을 부리기도 한다. ( 물론 새대가리 수준에 그렇게 지능적인 사고는 못 하겠지만, 아마 펜의 반짝거리는 것이 마음에 든듯하다)
자기보다 무거운 페을 가지겠다고 쪼르는 앵순이
게임을 할 때 꼬리 시야 가림 공격으로 방해하기도 하고, 면봉을 면과 봉으로 기가 막히게 발라놓는 실력도 지니고 있다. 엄마 입에 들어가는 건 뭐든지 맛보고 싶어 하는 호기심 많은 앵무새다.
빨대로 먹지 못하자 빨대를 뽑아 옆에 뭍은 액체를 맛보는 앵순이
우리 가족의 일상 곳곳에 스며있는 앵순이는 반려동물의 위치보다 한 단계 높은 반려식구가 되었다. 정서적인 부분을 채워주는 에너지 충전소 대표로 손색이 없는 '새 식구'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