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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Mar 10. 2022

기획이 중요한 이유

#01. 1인 기업이 펀딩 1천만 원 달성하기

첫 펀딩을 할 때는 몰랐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래 내용에 대한 그림을 명확히 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1. 명확한 타겟: 내 제품을 구매할 법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것인가, 실제 인터뷰나 테스트를 통해 검증했는가


2. 형성된 시장이 있나: 내가 출시하고자 하는 제품과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있는가,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그 제품을 사용하는가,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인가, 전체 규모에서 어느 정도의 사람이 내 제품을 소비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가 (근거는 무엇인가)


3. 이 제품의 차별성은: 기존 제품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내 제품은 이를 개선하여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4. 향후 어떻게 팔 것인지: 어떤 루트로 판매할 것인가, 펀딩할 때 홍보 방법과 그 이후의 홍보 및 유통 채널은 어떻게 되는가


5. 테스트: 테스트를 통해 파악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핵심적인 사항은 무엇인가, 테스트 이후 소비자의 의견 중 공통분모를 취합하여 반영하였는가, 해당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 단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면 피드백 반영으로 판매 증대가 예상되는가


6. 제작: 소재/내용/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제거하였는가, 수량에 따른 단가와 판매가를 책정하였는가, 최고의 퀄리티와 최저의 단가로 제작할 수 있는 협력 업체를 찾았는가 (샘플은 확인했는가)




나의 사례를 대입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1. 명확한 타겟

처음 구상부터 이 형태를 고려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한창 2017~2018년에 꽂혀 있었던 건 바로 가족 간의 대화였다. 2018년 자료를 보면 부모-자녀 간의 대화 시간은 하루 평균 13분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족 간 대화 단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선뜻 시도하지 않는다. 어려워한다. 이들의 대화를 돕는 제품을 만들까 고민하면서, 상황을 떠올려봤다. 만약 자녀가 구매한다면, 20대 초중반을 타겟으로 하여 어버이날 함께 대화하는 키트로 구성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생신을 기념하는 가족 대화 키트도 좋을 것 같았다. 만약 대화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직접 구매한다고 하면, 10대 청소년과 40~50대 부모님의 대화 시간이 주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만 하더라도 부모님과의 대화 시간이 길지 않은 편인데, 내가 과연 부모님 생신이나 어버이날 구매해서 대화를 하려고 할까?라고 생각했더니, 왠지 선뜻 내키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부끄럽다고 해야 할까. 이런 주저하는 마음이 구매의 장벽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은 '대화'라는 키워드만 놓고, 가장 진입하기 쉬운 타겟 고객을 고려했다. 가장 니즈를 느낄 집단이 어딜까 생각해봤더니 '커플'이었다. 커플은 데이트 시간 확보를 가장 중시하는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대화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거리를 늘 찾을 테니 이들을 대상으로 먼저 제품을 기획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부모-자녀 대화 키트는 2탄으로 만들고 싶다. 혹시나 니즈가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ㅎㅎㅎ)


2. 시장 형성

시장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나는 '커플용 대화 키트'를 생각했으니, 당연히 데이트 시간에 속마음을 터놓고 싶을 때 쓰겠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여행 갈 때, 숙박할 때, 데이트할 때, 기념일/생일잔치 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로는 유사 제품군 커플 젠가, 커플게임, 커플대화 등을 검색해서 찾아보았다. 당시 커플 젠가가 엄청나게 유행을 타고 있던 시기라 판매가 잘 이뤄졌고 유튜브 콘텐츠로도 제작이 많이 되는 걸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데이트/여행/기념일/생일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활동/체험형 콘텐츠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커플의 수가 줄지 않는 이상은 데이트 놀거리를 지속해서 찾을 테고 우리 제품을 한 번쯤은 소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 번 제품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을 새로 사귈 때도 또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3. 제품 차별성 


1) 커플 젠가가 유행이었기에 그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차별성과 강점은 명확했다. 커플 젠가가 만약 킬링타임용 영화라면, [러브스텔라]는 좀 더 기승전결이 있는 드라마에 가까웠다. 단답형 55가지 질문과 깊은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5가지 주제(관계, 일상, 표현, 진지, 미래)에 대해 다각도로 풍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차별성! 특히 미래나 진지한 이야기나 사랑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 등은 본격적으로 자리를 깔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이야기일 수 있다. 기회를 만들어주면 더 잘 할 것이다.


2)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친환경 종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음악 추천까지, 분위기 조성에 신경 썼다.


3) 가장 중요한 포인트! [러브스텔라]는 관계 심리학의 대가인 존 가트맨 교수의 '사랑의 방정식'과 '좋은 관계를 위한 5가지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었다.(내가 학부 전공이 심리학이라 다양한 논문을 추가로 참고했다는!) 

'가트맨 연구소'에도 자료가 많았지만 책을 찾아보고 싶어서 '사랑의 과학'을 속독-정독-속독하며 읽고 또 읽었다.


추가적으로 뉴욕타임스에 실린 '아서 아론' 교수의 '사랑에 빠지는 36가지 질문'도 참고했고, 이 자료들을 토대로 기본적인 질문카드와 책자를 만들었다. 


4. 향후 판매 채널 및 홍보 방법


1) 가장 좋은 건 꾸준히 SNS 활동을 하는 것이다. 커플 SNS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기에 이런 럽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댓글 달고 꾸준히 콘텐츠로 소통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 싶었다. (이건 2019년에 열심히 했다가 그만함)


2) 연애 관련 유튜버와 콜라보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으나 이는 돈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광고비는 상이하지만 어느 정도 팔로워가 있는 유튜버를 만난다면 몇 백은 예상해야 한다.


3) 내가 펀딩 종료 후 첫 번째로 접근한 채널은 '비트윈'이었다. '비트윈'은 커플 간의 추억을 위한 어플인데, 여기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사진을 소장하기도 한다. 이건 오롯이 커플만을 위한 서비스이기에 [러브스텔라]를 알리기에 최적이라 생각했다. 펀딩 이후 제품 소개서를 만들어 비트윈에 컨택했고, 담당자와 이야기가 잘 되어서 적절한 비용에 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효과도 좋았다!


4) 요즘엔 와디즈 펀딩 후 아래 조건을 충족하면 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다. (스토어 입점 조건은 아래에서 확인)


스토어 입점 조건 (4가지 모두 충족)

✅ 펀딩 프로젝트의 메이커/리워드 만족도 평가 모두 3.5 이상   

    만족도의 경우, 메이커 스튜디오에서 스토어 프로젝트 제출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작성을 완료하여 제출할 때, 만족도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 제출이 불가합니다.  

✅ 결제 완료 서포터 100명 이상 혹은 펀딩 결제 완료 금액 1,000만 원 이상 (1개 프로젝트 기준)

결제 완료 서포터는 결제 건수 기준입니다.(확인 경로 : 펀딩 메이커 스튜디오 → 결제 현황 > 결제 완료 건수)

    결제 완료 금액은 펀딩 모집 금액 중 결제 실패 건을 제외한 금액을 의미합니다.    (확인 경로 : 펀딩 메이커 스튜디오 > 결제 현황 > 결제 완료 금액)  

✅ 2018년 10월 1일 이후 종료된 프로젝트  

✅ 사업자만 입점 가능 


스토어에 입점해보니 '베스트'가 생긴 이후 여기에 노출될 경우의 판매량 증대 효과가 실제로 있었다. 

와디즈 스토어에 입점한 [러브스텔라] ↓ 


5. 테스트

테스트는 여러 의미에서 꼭 필요하다. 처음엔 구글 독스로 설문조사를 먼저 진행했다. 현재 커플이거나 커플 경험이 있거나 부부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화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집했다. 내가 대략적으로 작성한 질문지가 어떤지에 대한 의견도 받았다. 1차 설문조사 결과를 받고 나서 2번째 설문조사를 통해 질문지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존 가트먼 교수와 아서 아론 교수의 질문지를 참고하여 1차 버전을 만들었다. 사실 여기선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기에 그냥 A4 용지에 질문지만 넣어서 프린팅 하였고, 주변에 있는 11쌍의 커플에게 먼저 뿌렸다. 그리고 반응을 살폈다. 반응이 괜찮은 내용은 살리고 별로인 듯한 질문지는 교체하면서 다듬어갔다. 

그리고 2차 테스트는 실제로 생산할 종이에 컬러로 프린팅 했다. 두 번째 테스트는 30쌍의 커플에게 나눠줬다. 주변 지인+커뮤니티에서 미리 신청받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3차 테스트에서는 좀 더 폭넓게 남-남, 여-여, 친구, 가족으로 넓혀서 진행했다.

밑에 사진은 2번째 테스트를 자료를 남기기 위한 용도로 만든 건데, 최종 디자인 및 질문지와 좀 다르다.

2번째 테스트에 대한 지인의 반응이 무척 좋았다.


6. 제작

샘플 제작할 때부터 다섯 군데 정도의 공장에서 견적서를 받았다. 제작할 때는 퀄리티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샘플을 꼭 확인해야 하는데, 기존에 다른 제품 제작할 때 거래했던 업체도 있었기에 퀄리티 확인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비용을 고려해서 최종 선택을 했다. 이때 주변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게 좋다. 만약 유사한 제품/산업군의 선배가 있다면 그쪽 라인 통해서 꼭 생산 과정 및 공장을 체크하는 게 좋다!


제작할 때는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데 종이의 경우에는 1천 개까지는 국내에서 생산해도 경쟁력이 있다. 그 이상이 되고 완제품을 한 번에 뽑는 경우라면 중국 공장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종이로 제작할 경우, 어떤 종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단가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친환경 종이는 주로 비싸기에 저렴한 걸 원한다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반 종이를 선택할 수 있으나 그렇다면 재질에 따른 차별성은 버려야 한다.


제작할 때 또 고려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들은 정말 필요한 요소인지 재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종이에 박을 추가한다면, 추가 비용을 고려했을 때 그게 소비자에게 어필할 만한 중요한 요소일지를 고민하는 게 좋다. 제작할 때는 추가적인 요소가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무조건 비용이 올라간다. 특히나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재료가 다양해질수록. 그래서 테스트를 진행할 때 꼭 이러한 이러한 요소가 필요한지, 그게 있으면 어떤 측면에서 더 좋을지를 다 체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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