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itano, italy
포지타노, 아말피 해안의 가파른 절벽 위에서
하얀 집들과 주홍색 지붕들이 햇살에 부서진다.
여행자의 발걸음이 조심스럽게 돌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짙은 지중해의 소금 내음과 레몬 향이 가슴 깊숙이 번져든다.
첫 향은 프레시한 시트러스,
잘 익은 레몬과 오렌지가 바다 바람을 타고 온다.
포지타노의 아침은 레몬나무 숲을 스치는 듯 가볍고 상쾌하다.
어린 시절 꿈꾸던 여름의 풍경이
지금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작은 비스트로에서 갓 구운 빵 냄새와
올리브 오일이 지닌 고소함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싼다.
창가에서 말린 라벤더가 햇살에 그윽하게 퍼지고
젊은 날 상상했던 유럽의 한 페이지가 향으로 살아난다.
지중해의 푸른 물결은 바닷소금 향을 담아
속삭이듯 귓가를 스치고,
해 질 녘 테라스에서는 포근한 앰버와 바닐라가
노을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적신다.
포지타노의 하루는 향수처럼 변주된다,
상쾌한 탑노트, 부드러운 미들노트, 따뜻한 베이스노트로.
돌아가는 길, 하늘은 코랄빛으로 물들고
머릿속엔 시트러스와 라벤더, 바다와 바닐라가 뒤섞인다.
한참을 멈춰 서서 속삭인다.
“포지타노는 남지 않겠지만, 이 향은 영원히 남을 거야.”
여행자는 그 향기를 가슴속에 품고
언젠가 다시, 젊은 날의 꿈처럼
이 길을 걸을 것을 약속한다.
장소정보(구글맵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