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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뒤셀도르프 '쾨니히스알레'

koenigsallee, düsseldorf, germany

by 푼크트

뒤셀도르프 쾨니히스알레,

물결이 비치는 대로변을 따라
낯선 여행자의 발끝에 부드럽게 깔린다.


첫 걸음에 스치는 건 라임나무 잎사귀가 주는 청량함,
그 위로 스며드는 베르가못의 은은한 시작.

카페의 테라스에서 갓 내린 커피의 쌉쌀함과

막 구운 크루아상의 달콤한 향이 어깨를 스친다.


브랜드 숍의 문틈으로 번져오는 묵직한 머스크,
가끔은 지나가는 이방인의 재스민 잔향이 코끝에 머문다.

모든 향이 층층이 포개진다, 마치 한 병의 향수처럼.

젊은 날 꿈꾸던 순간이 있었다.


비 오는 오후, 진한 파촐리 향에 기대어
세상의 낯섦을 로맨스로 덮고 싶던 그때가.
쾨니히스알레의 물길 앞에 서니,
잊혔던 그 꿈들이 향처럼 피어오른다.


분수대 옆에서 숨을 고르면,
아이리스의 차분함이 마음을 감싸고,
샌달우드의 따스함이 오늘의 불안을 잠재운다.
여기선 바람조차 향기를 품고 불어온다,
마치 삶이 더 부드러웠던 시절을 불러내듯.

화려함을 지나고, 사람들을 지나고,

남는 건 결국 향기다.
여행의 순간도, 젊은 날의 꿈도,
모두 향처럼 마음에 스며든다.

나는 속삭인다,
“언젠가 잊힌다 해도, 이 향기만큼은 오래도록 남겠지.”



장소정보(구글맵 링크)

https://maps.app.goo.gl/Nw6j5hmnWctfSuK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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