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아 환경 동화집 『나무야 사랑해』(예술과마을, 2025)
강순아 작가는 《소년》 《조선일보》 《매일신문》 동화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생활했다. 소년한국일보 사장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계몽사 사장상, 한국국어학회 회장상, 교육감상 등의 지도교사상을 받았다.
《꼴찌로 나는 새》 외 10여 권의 동화와 위인전, 전래동화 등을 펴냈다. 경남아동문학상, 울산문학상, 울산아동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도 폭우와 큰 산불이 자주 발생해서 생명을 잃은 사람들, 집을 잃은 가족, 산이 불타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다.
현실을 반영한 환경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환경교육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고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글과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유익하고 필요한 책이다.
강순아 작가는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숲 속을 걸었다. 숲엔 청솔모와 다람쥐, 가슴이 붉은 딱새, 어치들이 나를 반겨 주었다.”
자연과 함께하면서 파괴되어 가는 자연을 안타까워하고 되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렇게 의미 있는 동화를 써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동화집은 중편 동화 두 편으로 묶였다.
1. 「나무야 사랑해」를 읽고
한마을에 사는 민우와 기태는 학교가 끝나자, 의림 숲을 걸어 집으로 간다.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마을 앞 당산나무를 의림 숲에 있는 회화나무처럼 건강하게 돌보겠다고 다짐한다.
당산나무 주변을 청소하고 식물도감을 보며 공부한다. 당산나무뿌리 쪽 흙을 부드럽게 해 주고, 물도 준다. 어느 날은 의심 숲에 거름을 주는 공원녹지과 직원들을 만나 퇴비를 알게 되고 마을 이장님께 퇴비 만드는 법도 배운다.
기태와 친구들은 당산나무를 살피며, 나무 일기를 쓴다. 한여름엔 당번을 정해 당산나무에 물도 주며 보살핀 덕에 당산나무도 건강해진다. 기태와 친구들은 당산나무에 모인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학교에서 배운 지구온난화와 숲 가꾸기의 필요성을 알려 드린다.
평소에 농사를 지으며 별생각 없이 했던 행동들이 자연을 해치는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어르신들은 다 같이 반성하고 자연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기로 한다. 산불이 발생해 경각심을 갖고 더 주의하겠다고 한다. 말미에 당산나무가 고마워하며 “마을을 지키겠다”라고 다짐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보통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알려주는 방식인데, 이 동화는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나무의 역할이나 소중함에 대해 설명해 드리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사실, 학교에서 배워나가는 아이들이 지식적으로는 더 많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말을 더 들으려고 하고, 간식도 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평화로운 모습들이 당산나무가 건강해지면서 나무와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2. 「회화나무를 살린 요정」
수많은 새와 동물들이 등장해 숲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다.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이 다양한 새와 동물이 나온다. 그 많은 새의 생태를 어떻게 다 알 수 있었을까. 늘 공부하는 자세로 찾고, 연구하는 작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동고비, 어치, 곤줄박이… 한 번쯤 들었던 것 같은데도 정확한 모습이 잘 모르겠기에 검색해 가면서 책을 읽었다.
새들은 집 지을 나무를 찾는다. 어치는 넓은 잎이 있어서 아기들이 숨을 수 있는 회화나무를 고른다. 위험한 새와 사람이 발견하지 않아야 한다는 새들의 대화에 깜짝 놀랐다. 숲 속 모습이 보이는 듯 잘 표현되었다.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숲 속에서 관찰하고 자료를 찾고 했을까 싶어서 그 정성에 감동했다.
새날을 시작하던 새들은 어치가 살게 된 회화나무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숲에서 제일 오래된 어른 나무인 회화나무가 아프다.
의림 숲엔 나무를 돌보는 요정 요나가 살고 있다. 밤이 되자 요나가 나타났다. 요나는 어린아이로 변해서 동물들에게 회화나무가 살아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 준다. 새들은 땅을 파서 흙을 부드럽게 만들고, 해충을 잡아 준다. 요나는 숲의 나무들을 살핀다.
의림 숲 깊숙한 곳에 홀로 사는 할아버지가 나무를 살릴 방법을 알려 준다. 약수에 약초를 달이면 된다고 한다. 달빛 가득한 보름달 달여야 한다. 사람도 나무도 살린다는 오색 가루 약초를 찾던 요나와 할아버지는 깊은 숲 속에서 빛을 발견한다. “우주의 별빛을 품은 오색 가루”를 찾고, 마녀의 샘도 찾는다. 회화나무에 뿌릴 약을 만든다. 회화나무가 되살아나고, 의림 숲은 새들과 동물들, 사람들의 천국이 된다. 의림 숲은 지금도 새와 동물들과 사람들의 더할 나위 없는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요나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동화적 신비감을 더해 준다. 아픈 회화나무를 어떻게 살려 내는지 촉을 세우고 읽어 나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별빛, 달빛, 오색 가루 등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문제를 해결하는 결말도 아름답다. 새와 동물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풍경이 그려져서 참 좋은 동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삽화도 정말 예쁘다. 숲의 모습과 새, 동물, 사람이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다.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려져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