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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Apr 03. 2024

세일즈매니저의 역할은 건강한 세일즈맨을 육성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으세요?”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대해 다양한 대답을 한다. ‘성과가 높은 사람’, ‘인간관계가 원만한 사람’ 혹은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 등과 같은 다양한 대답들 속에는 자신이 선호하는 사람에 대한 기준이 들어있다. ‘말이 많은 사람’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과묵한 사람’을 선호하게 되고, ‘진실하지 못한 사람’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사람은 상대가 ‘진실한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처럼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과거 자신의 경험을 우선 떠올린다. 어떤 지방을 여행했을 때 그 지방에서 즐거운 추억이 있다면 그 지역 출신에게는 호감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특정 지역에 대해 불편했거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그 지역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힘들었던 과거 경험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그 지역 출신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처럼 과거의 경험이나 기억이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일즈매니저의 과거 경험이 자신도 모르게 현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것은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 ‘과거의 그 사람’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석이 될 수 있는 원석을 버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세일즈매니저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육성할 때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선입견을 내려놓고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다.       

 

1) 채용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세일즈매니저가 사람을 뽑을 때 제일 중요하게 고려할 기준은 ‘세일즈맨으로서의 능력’이다. 앞에서 세일즈매니저의 역할은 원석을 찾고, 가공해 가치를 높이는 사람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세일즈매니저에게는 사람을 보는 안목과 육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일즈매니저가 보석세공사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보석의 원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보석의 크기는 정해져 있지만 사람의 성장에는 최대치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세일즈맨이 되려는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세일즈맨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세일즈매니저에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세일즈맨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기준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이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상품 지식도 중요하지만 상도덕을 지키면서 세일즈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품 지식이야 부족하면 인터넷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도덕적인 부분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되면 그 고객과의 거래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이 망할 수도 흥할 수도 있다. 먼저 사람을 뽑기 전에 ‘조직을 위해 필요한 사람의 조건’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세일즈매니저가 세일즈맨이 되려는 사람이 많을 때는 기준을 엄격하게 하고 사람 수가 적을 때는 기준을 낮추었다고 하자. 이럴 때 사람들은 ‘도대체 기준이 뭐야?’라고 생각하면서 혼란을 겪게 된다. 특히 채용에 따른 보상이 걸려있다면 세일즈맨들은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전부 채용되기를 원한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탈락시키기라도 하면 “지난번 채용된 사람과 조건이 비슷한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가 뭐냐?” “채용의 기준이 뭐?”와 같은 항의를 받기도 쉽고 조직이 분열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준이 일정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또 다른 문제는 세일즈맨들이 자신의 지인을 세일즈맨으로 추천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내가 데려와도 채용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뭣 하러 추천해?’ 혹은 ‘결과가 좋지 못하면 괜히 관계만 악화될 텐데…….’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세일즈매니저는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사람을 뽑을 때 명확하고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는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 힘들 수도 있지만, 채용으로 인한 혼란이 사라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채용과 관련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농부는 힘든 노력 대신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힘도 덜 들고 열매도 잘 맺어 탁월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벌레도 많이 생기고, 열매도 부실해진다.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인해 망가진 땅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농사에서 튼실한 열매를 얻기 위해 땅에 퇴비와 같은 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 다음 건강한 씨를 뿌려야 한다. 씨를 뿌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수시로 잡초를 제거해야 튼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튼실한 열매는 농부가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다.      


세일즈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높은 실적은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에서 땀을 흘린 노력의 결과이다. 세일즈매니저가 실적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조직이라는 토양은 서서히 나빠지고, 그 위에서 일하는 세일즈맨들은 도덕적으로 병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세일즈매니저는 ‘실적’이 아니라 ‘건강한 세일즈맨’에 관심을 둘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2) 건강한 사람이 조직에 도움이 된다   

  

‘사람’과 관련해 세일즈 현장에서는 세일즈맨의 숫자가 많으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다다익선’ 이론이 통용되고 있다. 세일즈맨의 수가 많으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이론적으로는 사람이 많으면 실적도 올라가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는 항상 갈등과 스트레스가 함께하기 때문에 조직의 분위기를 해쳐 오히려 조직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세일즈 조직에서 ‘다다익선’이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조직에 도움이 되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다. 서로의 성장을 위해 협력하는 건강한 사람이 많을수록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조직에 합류할 때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전염병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병들게 한다. 자신만 병들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주변 사람들까지 병들게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암세포보다 조직에 더 치명적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같은 상품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하자. 이럴 때 실적에 급급한 세일즈맨이 ‘가격 할인’이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가격을 할인하게 되면 회사의 가격 정책은 무너지고, 회사의 신뢰는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다른 세일즈맨의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람과 함께 열심히 활동하는 세일즈맨에게 “세일즈매니저에게 잘 보이고 싶어?” 혹은 “누가 알아준다고 그렇게 열심히 해?”와 같은 말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사람 또한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윤리 기준’을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 윤리에 관한 기준은 일단 정해지면 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로 적용해야 한다.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문제를 발생시킨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그 조직에서 실적이 가장 우수하고, 다른 사람은 저조한 사람이라고 하자. 만약 이 두 사람을 실적에서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다르게 처리한다면 ‘실적이 좋으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용납된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세일즈맨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윤리 기준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된다.       


윤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일즈맨의 잘못된 행동이 조직에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회사에서는 세일즈맨에게 ‘고객과의 만남’을 강조한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고객을 직접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 일부 세일즈맨은 고객과 전화를 한 다음 마치 직접 방문한 것처럼 보고하기도 한다. 세일즈맨은 이런 편법을 꺼려하지만 한 번 맛 들이게 되면 자주 사용하게 된다. 이런 편법은 주변에 금방 퍼지게 된다. 자신만이 편법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편법 사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사용을 권유하면서 공범으로 만들려고 한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은 편법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을 괴롭혀 세일즈를 그만두게 만들기도 한다.      


쉽고 편한 방법에 익숙한 사람이 원래의 힘든 방법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아 편법이 만연한 조직을 정상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는 윤리기준을 세워 모든 세일즈맨이 실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윤리기준을 따를 때 얻을 수 있는 효과>     


① 신뢰와 명예

윤리 기준을 준수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신뢰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고객들은 그들이 정직하고 도덕적인 행동을 한다고 인식하며, 이는 긍정적인 이미자와 평판을 형성해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     


② 긍정적인 업무 환경

윤리 기준을 따르는 조직은 더욱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도덕적인 행동은 세일즈맨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상호존중과 협력을 촉진한다.     


③ 법적 문제 회피

윤리 기준을 준수하는 것은 법적 문제를 회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도덕적인 행동은 사회 규범과 법률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조직이니 세일즈맨은 법적인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④ 지속 가능한 성장

윤리 기준을 따르는 조직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도덕적인 행동은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를 강화하고,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긍정적인 윤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세일즈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하다. 세일즈매니저가 세일즈맨을 육성할 능력이 있으면 윤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윤리 기준을 포기하고 자신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세일즈 성과가 높을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선택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처럼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실적만 보고 성급하게 세일즈맨을 뽑았다가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 해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고, 심한 경우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세일즈매니저는 세일즈맨을 선발할 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엄격한 기준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윤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의 실적에 대해 질투보다는 격려를 보내면서 조직 분위기를 건강하게 만든다. 또한 조직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도 기존에 있던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빨리 조직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리쿠르팅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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