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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May 10. 2024

재테크보다 심리테크가 먼저이다

가장 이상적인 직장은 급여도 많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직장은 있지도 않고, 있더라도 자신에게는 근무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현실에서의 직장은 급여가 많으면 일이 힘들고, 일이 편하면 급여가 적다는 것이다.

      

1) 수입보다는 이익에 더 큰 관심을 두어야 한다  

   

누구나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취업이 결정되면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이상형으로부터 결혼을 승낙받았을 때와 같은 성취감과 기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한턱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거절하지 않고 고급 음식점에서 기분 좋게 돈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난 다음 모든 것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급여 명세서에 찍힌 금액은 많지만, 실수령액은 예상보다 적어 당황스럽기도 하다. 첫 월급을 받기 전 지인들을 위해 쓴 비용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되었다. 지인들로부터 수시로 좋은 직장에 취업했으니 한턱내라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야속하기만 하다.     


‘직장인의 지갑은 투명한 유리 지갑’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직장인이 벌어들이는 수입과 지출이 명확하고, 수입 대부분이 고정된 생활비나 필수적인 지출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자신의 소득에 대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수입이나 지출이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드러나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많은 직장인이 겪는 현상이다.   

  

여기에 급여가 많은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지인들과 만날 때마다 남들보다 더 큰 비용을 써야 한다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줄어든다. 혹시라도 모임에서 돈을 써야 할 때 망설이기라도 하면 지인들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듣는다. 이런 사람 앞에서 실제 자기 상황을 설명하더라도 공감은커녕 “빚을 내더라도 그런 직장 다녀보고 싶다”라는 말만 들을 뿐이다.     


앞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직장인에게는 수입이 아니라 ‘수익’이 중요하다. 내가 얼마는 버느냐보다 얼마를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자영업도 마찬가지이다. 앞에서 남고 뒤에서 밑진다는 말처럼 매출이 크다고 비례해 비익도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체면을 중시하던 시대에는 매출이 높고 월급을 많은 주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 훈장처럼 보일 순 있지만, 지금은 체면보다는 실속이 중요한 시대이다.      


직장인의 수입은 정해져 있다. 이런 수입을 늘리기 위해 재테크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직장인이 재테크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일상에서 꼭 필요한 지출도 있지만, 가치가 없는 지출도 많다. 자신의 인생 계획을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이익을 늘릴 필요가 있다.     


2) 지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인생에서 가장 큰 낭비 중 하나가 술집에서 상사나 다른 사람 뒷담화하는 것이다. 험담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뒷담화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이 더 크다. 심하게 말하면 부정적인 영향뿐으로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는 것과 같다.   

  

직장인이 술집에서 다른 사람을 험담할 때 몇 가지 종류의 비용이 든다. 첫째, 금전적인 비용이다. 식당에서 술과 안주를 시키면 돈이 든다. 가볍게 한잔하고 집으로 간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험담의 강도가 심해질수록 감정이 격해지면서 술을 더 마시게 된다. 2차와 3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험담은 보이는 자원인 돈을 쓰게 만든다.  

   

둘째, 체력, 시간이나 정서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으면 화가 난다. 이럴 때 동료와 함께 할 때 상사의 문제점을 하나씩 끄집어내면서 자신이 판단하는 이상적인 상사로 변화시킨다. 이렇게 하면서 분이 풀리면 상사 개조 프로젝트는 끝이 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상사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제 술집에서 보낸 시간이 낭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어제 그 시간에 일찍 집에 들어갔으면 아이 생일을 함께 했을 텐데.’와 같은 후회를 남기게 된다.     


셋째, 인간관계의 변화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과 만날 때마다 A가 B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다고 하자. 처음 한두 번은 A와의 관계를 생각해 관심을 두는 척하지만, 이런 험담이 만날 때마다 계속되면 A와 함께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워진다. 이럴 때 A로부터 식사하자는 요청이 오면 거의 모든 사람은 핑계를 대고 거절하게 된다. A를 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험담은 사람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뒷담화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A가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험담을 선택했다면, 자신의 험담을 들어줄 사람을 계속 찾을 것이다. 만약 A가 험담의 희생양을 찾는 대신 전문가를 찾아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선택했다면 돈, 시간, 에너지 그리고 인간관계 등 많은 것들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직장인은 일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종류의 비용을 쓰게 된다. 돈과 같이 물질적 비용과 시간이나 인간관계와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만약 직장인이 근무 시간에 주식 투자를 한다면 업무 지식과 시간 대신 돈을 버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럴 때 주식 투자에 실패한다면 돈뿐만 아니라 시간 그리고 업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성취감도 함께 날린 것이다. 이와 함께 주식 투자 실패에 대한 스트레스로 누군가와 술집에서 신세 한탄을 한다면 돈, 시간, 에너지 그리고 인간관계도 날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3) 수입보다는 지출 통제가 수월하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수입일 것이다. 수입이 많으면 이익도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과 이익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식당을 개업할 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은 임대료가 비싸고, 그 반대는 임대료가 싸다. 이럴 때 자영업자 대부분은 수입을 먼저 생각해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선택한다. 개업하고 손님이 많으면 다행이지만, 예상과 다르다면 인건비와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 폐업하게 된다. 즉, 수입만 생각하고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면 사업은 망하는 것이다.  

   

직장인도 수입은 정해져 있지만, 지출은 끝이 없다.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직장일수록 체면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는 낸 금액이 공개되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거나 최소한 비슷한 금액을 내게 된다. 이렇게 지출하는 금액도 상당히 커 가계에 부담이 된다. 만약 마당발이라도 되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큰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이 수입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방법이 업무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장 쉽지만 가장 불확실한 방법일 수도 있다. 많은 직장에서 6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업무 평가를 하고, 이에 따라 연봉도 조정된다. 만약 지금 당장 더 많은 수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더라도 연봉이 오르지 않을 또 다른 이유는 ‘상대 평가’ 때문이다. 온전히 실적으로만 평가를 받은 영업직과 같은 직군이라면 업무 성과는 연봉과 직결된다. 반면, 사무직군과 같이 상대 평가로 연봉이 결정되는 직군이라면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다고 연봉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이 생각하는 선택이 재테크이다. 주변 사람이나 언론에서 재테크로 성공한 직장인의 사례를 읽는 순간 ‘나도 하고 싶다’라는 충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재테크는 전문가와 경쟁해야 하는 방법이다.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선수와 대결해 이겨야 하는 것이 재테크이다. 물론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선수를 이길 수도 있지만, 이길 확률이 지극히 낮다. 모의 투자라면 얼마든지 참여해 실력을 겨룰 수도 있겠지만, 투자에 실패하면 후폭풍 감당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재테크에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4) 재테크보다는 심리테크가 먼저이다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 중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가난하게 산다. 그 이유는 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지출 중에는 체면 때문에 배우는 골프와 같은 취미 생활도 한몫하지만, 자녀 학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자녀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높은 성적을 올린다면 급여의 상당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원보다는 자녀가 마음 편하게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정이 먼저이다. 


 이처럼 직장인에게는 심리테크가 재테크보다 먼저이다. 그 이유는 심리테크가 재테크 성공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감정적 의사결정의 방지이다. 심리테크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해 더 합리적이고 목표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술을 마시면서 뒷담화를 하는 대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스트레스 관리이다. 직장인이 자신의 스트레스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돈이나 시간과 같은 자원의 불필요한 소모 없이도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하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다양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부작용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직장에서의 성과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① 신체적 건강 문제: 스트레스는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신체적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면역 체계가 나빠져 자주 아플 수 있다.     

② 정신 건강 문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 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며, 심한 경우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③ 직무 만족도 감소: 스트레스로 인해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일에 대한 열정이 사라질 수 있다. 이는 직장 내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④ 대인 관계 문제: 스트레스가 많을 때 사람들은 짜증이 많아지고, 동료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이는 팀워크를 해치고, 직장 내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 수 있다.     

⑤ 의사 결정 능력 저하: 스트레스를 받으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업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⑥ 직장 이탈: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직장인이 직업을 바꾸거나, 심지어 일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게 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경력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학습 태도 유지이다. 직장인의 지식과 경영 환경은 수시로 변화한다. 심리테크에 관심을 두는 직장인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로운 정보를 계속 학습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태도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과욕을 방지한다. 과도한 욕심은 위험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리테크는 자신의 욕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심리테크는 직장인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퇴직테크나 재테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심리테크에 대한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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