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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May 22. 2024

‘지시’를 줄여 세일즈맨 스스로 행동하게 한다

  

“어떻게 하면 세일즈맨의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많은 회사에서는 세일즈맨의 활동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목적은 세일즈맨이 자신의 세일즈 활동을 정리하면서 세일즈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만약 회사에서 당신에게 하는 모든 업무를 기록하라고 지시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보다 “자료 입력이 너무 힘들다.” 혹은 “입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일할 시간이 부족해진다.”와 같은 말로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간섭을 싫어한다. “하던 짓도 멍석 펴면 하지 않는다.”라는 속담처럼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에게 일일이 지시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일즈 매니저가 지시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에 익숙해진 세일즈맨은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가 없으면 스스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만약 고객을 만났을 때 세일즈맨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가 없다고 아무런 결정을 못 하는 세일즈맨을 바라보면서 고객은 계약을 포기할 것이다. 이처럼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가 많아질수록 세일즈맨은 수동적인 사람이 되면서 세일즈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에게 하는 지시를 줄여야 한다. 세일즈 매니저는 지시 대신 세일즈맨 스스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에게 지시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세일즈맨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능동적인 사람이 된다.


세일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일즈맨의 자발적인 행동이다.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에게 지시할 수 있는 곳은 사무실뿐이다. 사무실에서 나간 다음에는 세일즈맨의 움직임에 대해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을 성장시키기 위해 세일즈맨 스스로 자신의 책임 아래 계획을 세우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에서 강사는 수강생에게 재료를 다듬고 양념을 만드는 방법 등 요리와 관련된 기본적인 이론을 가르친다. 이런 기본과정을 마치고 나면 재료들을 활용해 요리 방법을 알려준다. 수강생은 강사의 지시가 자세할수록 학원 강사가 알려준 음식과 비슷한 수준의 음식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수강생이 요리학원에서 수준 높은 음식을 만들었다고 음식 만드는 실력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강사의 지시대로 만든 요리를 수강생의 실력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수강생의 진정한 실력은 강사의 도움 없이 혼자 만드는 요리 수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요리학원에서 강의 시간은 정해져 있어 수강생이 진도를 맞추지 못하면 강사가 도와주기 시작한다. 수강생은 ‘내가 한 것보다 맛있는 요리를 먹겠네.’라고 좋아할 수 있지만, 이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강사의 능력이다. 수강생이 강사의 도움을 받을수록 자신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만들 수 없다. 세일즈는 세일즈맨이 한다. 세일즈 매니저가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려주더라도 실행하는 사람은 세일즈맨이다. 요리 강사의 능력이 수강생의 능력이 아닌 것처럼 세일즈 매니저의 방법대로 세일즈맨이 활동하기는 어렵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이 자기 능력을 발견하고 세일즈에 활용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의 실적이 자신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세일즈맨의 활동 결과에 민감하다. ‘저렇게 하면 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데…….’와 같은 생각이 들면 마음이 급해져 세일즈맨에게 다양한 지시를 하거나 활동을 재촉하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가 지시한다고 세일즈맨은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의 이런 모습에 ‘내 말을 무시해. 어디 한 번 두고 보자.’와 같은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세일즈 매니저는 수시로 세일즈맨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게 되고, 세일즈맨의 행동에 간섭하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의 간섭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시도 많아지고, 내용도 구체적으로 된다. 처음에는 “활동을 열심히 하세요.”와 같은 말이 전부이지만 점점 “아침 10시 전에 고객을 만나러 나가세요.”, “하루에 거래처를 3곳 이상 방문하세요.” 혹은 “거래처를 방문하고 반드시 활동 내용을 입력하고 퇴근하세요.”와 같은 세세하게 지시한다.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가 많아질수록 세일즈맨은 수동적으로 변한다. 세일즈맨은 ‘어차피 시키는 대로 해야 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활동하기보다 세일즈 매니저의 지시를 기다리게 된다.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의 수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시키지 않으면 활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해 더욱 세밀한 지시를 내리게 되면서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결국 세일즈 매니저의 많은 지시는 세일즈맨의 성장과 성과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요리를 배우려는 수강생과 세일즈맨의 태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 요리 수강생은 자신이 비용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자신이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수강료만큼 얻어가야 한다.’라는 생각에 요리 강사 이상의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하지만 세일즈맨의 경우 내는 수업료가 없다. 언제든지 세일즈를 그만두더라도 세일즈맨에게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다. 만약 세일즈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수업료로 받고 시작한다면 아마도 세일즈맨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맛있는 요리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세일즈 매니저가 세일즈맨을 양성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 동안 세일즈 매니저는 세일즈맨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능동적인 세일즈맨을 육성하기 위해 세일즈 매니저는 될 수 있으면 지시를 줄이고 세일즈맨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세일즈맨의 계획이 성에 차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세일즈맨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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