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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Sep 13. 2024

균형 잡힌 목표가 퇴직테크의 시작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시간상으로 하루의 차이지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많은 사람이 1월 1일을 맞이해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이런 이유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힘든 곳이라도 기꺼이 찾아가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게 된다.

     

사람들의 결심 중에 ‘금연’과 ‘금주’는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이다. 이런 결심 외에도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야겠다’라는 각오를 하면서 자기 개발 책을 사는 사람도 있고, 운동을 시작하고 난 다음 몸의 변화를 느끼는 사람은 ‘올해에는 체계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된다.      


흔히 새로운 각오로 목표를 세울 때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세우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충하기 위한 목표이다. ‘금주’나 ‘금연’ 목표가 여기에 해당하며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어학 능력 등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느낀 것들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표 수립이다. 운동 효과를 맛본 사람이 더 열심히 운동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신이 업무를 하면서 ‘아! 이렇게 하니 효과가 좋구나’라고 깨달았다면 이것을 다양한 곳에 적용해 성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는 균형 잡힌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자신이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목표에 대한 균형의 점검이 필요하다. 자신의 강점을 더 강화하는 방향보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목표를 세우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되면 약점의 보완에 집중하게 되면서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이와는 달리 강점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약점을 보완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강점과 약점 모두에 대해 균형 있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승진에서 빠진 사람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올해에는 반드시 승진하겠다’라는 굳은 결심을 했다고 하자. 승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족을 돌보지 않고 업무에만 매진한다면 목표 달성이 수월할까? 가족 돌봄을 포기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 시간을 온전하게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 높은 성과를 올려 승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족을 포기하고 업무에만 전념하기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감각이 필요한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다고 전화할 때도, 친한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 식사하자고 하더라도 냉정하게 거절해야 한다. 이런 방법은 주변 사람들과의 단절을 가져오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이다. 이렇게 승진하더라도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면서 술로 불안함을 잊으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일과 가정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감당해야 하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클 수가 있어 목표를 세울 때는 그 목표가 자기 삶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것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시간을 업무에 쏟게 되면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면서 스트레스 상태가 되기 쉬운데 이런 상태에서는 사람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직장 동료나 가족에게 불필요하게 짜증을 내거나 다른 사람의 일에 무관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직장보다 가족에 관한 관심이 지나쳐도 문제이다. 그래서 직장인에게는 균형감각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적절한 휴식이 필요한 것처럼 균형감각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을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만드는 목표는 달성하기도 쉽지 않고 달성하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커 감당하기 어려울 수가 있다. 그래서 균형감을 유지하는 선에서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균형감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상사는 상사답게, 부하는 부하답게 일을 할 때 그 조직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상사가 부하를 비난하고, 부하는 상사를 비난하는 조직이 높은 성과를 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상사가 부하의 역할을 하고, 부하가 상사의 역할을 하는 조직도 제대로 된 조직이 될 수 없다. 특히 중간관리자의 역할 수행이 어려운 이유도 균형감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직장(職場)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하는 장소이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은 성과와 연결되어야 한다. 동료가 세운 목표를 존중하고 목표 달성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동료의 결심을 무시하고 자기 뜻에 따라 움직이기를 원하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건강하지 못한 조직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이 ‘비난’이나 ‘뒷담화’이다. 틈만 나면 상사나 동료의 뒷담화를 하고, 상사는 부하를, 부하는 상사를 비난하는 조직이 발전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목표를 세울 때 주의해야 할 또 다른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만 회식하겠다.’ 혹은 ‘부서 회식 대신 영화나 연극과 같은 것으로 대신하겠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최종결정자인 부서장이거나 다른 부서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세운 목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로 변하게 된다.        


목표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금연이나 금주를 결심한 사람에게 “오래 살아라!”와 같은 야유를 보내거나 “오늘은 마시고 내일부터 다시 해!”라고 말하면서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는 상사나 동료도 있다. 반면 동료의 결심을 충분히 인정해 주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동료의 금주나 금연 결심을 돕기 위해 자신도 ‘함께’ 금주나 금연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이 일출을 보면서 ‘올해에는 작년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라는 굳은 결심을 하더라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금연’을 결심한 지 며칠 만에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순간 자신에게 실망하면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하던 대로 살자’라고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목표 달성에 대한 ‘의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례한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금주나 금연을 목표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은 달성하려는 목표가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의미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에 목표 달성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균형감각이 무너졌을 때 내야 하는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클 수 있다. 승진을 위해 가정을 돌보지 않은 가장의 사례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된다. 심하면 가정의 해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직장에서 업무에만 관심을 두고 인간관계에 소홀히 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에도 상당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따라서 일과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돈이나 시간의 낭비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직장인은 재테크에 앞서 균형감각에 관한 관심을 먼저 가질 필요가 있다. 

    

삶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균형감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연습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이때부터 퇴직테크도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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