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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Dec 02. 2024

나는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몇 년 전 신문에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과 관련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외국의 등산가가 등산하다 고산병으로 사망했다는 기사였다. 이런 기사가 눈에 띈 것은 전문산악인이 높은 산을 등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일반인이 등산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사망한 사람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기 계발 강의를 하는 강사였는데, 자신의 고난 극복 경험을 수강생에게 전하기 위해 직접 에베레스트 등반을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사망하는 불상사가 일어난 것이었다.    

 

방송이나 강의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사람 중에는 일반인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한 부류는 사회지도층 인사이다. 정치적으로 성공했거나 학문적으로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 약간의 과장된 이들의 경험을 듣고 있노라면 ‘저런 노력을 했기에 저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는 엄청난 역경을 극복한 경우이다. 큰 회사를 운영하다 부도가 나 죽음 직전에까지 이르렀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더 번성시킨 사람도 있고, 큰 사고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어선 사람이다. 이런 사람의 경험을 듣고 있노라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 사람과 비교해 게으르고 가치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런 강의를 듣고 집에 갔는데 게으름을 피우는 아이를 보면서 평소보다 더 심한 반응을 보이는 일도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아주 드문 경우이다. 나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 대부분은 심한 사고를 당하지도 않았고, 높은 학식이나 지위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만약 큰 사건을 경험한 사람이나 지위가 높거나 학식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모두가 행복할까?     


불행함을 느끼기 가장 쉬운 방법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찾기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부족한 능력이나 재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부족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끝없이 찾을 수 있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기적은 우리를 불행으로 데려다주는 지름길이 된다.     


물 위에서 여유롭게 헤엄치는 오리의 모습을 보자. 물 위의 모습과 달리 물속에서는 균형을 유지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노력이 오리를 물 위에서 여유롭게 만들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오리와 같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매일 아침 조금 더 자고 싶다는 유혹을 물리치고 일어나 불편한 대중교통으로 직장에 도착한다.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지만 “이것도 일이라고 한 거야?”와 같은 질책을 들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가족을 떠올리고,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이런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게 된다. 퇴근길에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거나 어려움을 겪은 동료들과 가볍게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킨을 사 가족과 함께 먹으면 그 시간이 얼마나 즐겁고 따뜻한 가는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이처럼 평범한 하루도 노력 없이는 절대 만들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행한 사건을 겪는 사람이 있다. 불행한 사건을 겪은 그 사람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은 가장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다.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신만 모르기 때문에 행복을 찾다가 오히려 불행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상사로부터 야단을 맞는 동안 ‘저 인간은 나만 미워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나의 성장을 바라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상사로부터 야단을 맞을 때마다 마음속으로 복수를 다짐하거나 뒷담화를 하더라도 상사는 변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만 황폐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큰 사고를 당한 사람이 좌절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이런 어려움을 견디는 것 또한 가치가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평범한 노력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이런 노력을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가족이나 동료에게 수시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혹은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와 같은 인사를 퇴근하면서 동료에게 표현하고, “사랑해.”라는 말을 가족에게 수시로 하면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익숙해지면 따뜻한 온기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따뜻함으로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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