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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외곽 한국여자 May 12. 2024

오늘, 그녀가 여름옷을 입고 갑자기 들이닥쳤다.

 ‘진짜 봄’은 언제 오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오늘은 토요일.

브런치스토리북, 프랑스사리 연재일이네요


무슨 얘기를 할까..

생각을 시작하려는 찰나,

파리스토어에서 산 두부와 어제 간 소고기 남은 것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아시다시피, 간 생고기 오래 두면 안 되잖아요, 이걸로 뭘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서둘러 점심을 준비하러 내려왔습니다.


오늘은 국 없는 한식으로 먹어야겠어요.

밥을 안치고 냉장고에서 두부를 꺼내서 물기를 좀 빼고 볼에 담고 아이를 불러 손 씻고 와서 좀 으깨라고 했습니다. 우리 꼬맹이, 처음에는 재밌어하더니 두부 안에 스며있던 냉기에 미니미한 손가락이 빨갛게 되니까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 혈관이 놀란 것 같다'면서 파업을 선언하네요. 그래도 아이의 지분이 있으니, 음식에 애착을 갖고 잘 먹을 것을 예상해 봅니다. 이에, 부담 없이 기본 채소 5종 파 양파 애호박 당근 마늘을 다지는 기계에 여러 차례 돌려서 엄청난 양의 채소 친구들을 모아서, 고기와 두부 그리고 계란에 더불어 반죽 속에 넣고 잘 섞어 둡니다.


김치가 없으니 오이 적양파 무침을 하고, 이어 김을 구웠고요. 동그랑땡 만드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국은 그냥 안 하려고요. 어차피 이 둘은 한국인이 아니라서 뜨끈뜨끈한 국물 없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없으니. 디저트도 그냥 간단하게 바나나 두 개에 우유 500ml 돌려서 바나나우유, 귤과 사과 그리고 초콜릿쿠키와 따뜻한 차 한잔, 아이에게는 그릭요거트에 밤꿀 넣어먹을지 물어보고 추가해 주면 될 것 같아요.


밥 얘기하다가 좀 생뚱맞지만,

네이버에서 동그랑땡 레시피를 비교하던 중에,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이것’이라는 글을 봤는데 특별할 건 없어 보이지만 조금 있다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여기 붙여둡니다.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 바꾸기


당신은 남편, 또는 아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계신가요?

내 말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시진 않은가요?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지 않으면
나부터 상대에게 말을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분명 '해봤자 똑같을 텐데 뭐'
이렇게 생각하실 테니까요.

상대를 바라볼 때
'나와 대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일이 바쁘고 힘들어서 대화할 시간이
없었던 사람'으로 관점을 바꾸는 것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열쇠를
내가 쥐도록 만들어줍니다.

이런 관점을 갖는 것만으로
당신은 상대에게 먼저 하루 일과를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거든요.

당신은 상대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계신가요?

내가 이미 상대와의 대화를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상대가 먼저 대화를 시도하는 날이 있더라도
기분 좋은 대화를 이어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금껏 상대를 보면서 해왔던 생각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상대를
바라보세요.

상대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당신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관계의 키는 당신이 쥐고 있는 것이랍니다.

상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이대로 가다가는 이혼 위기까지 오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바로 그때가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당신의 눈빛, 말투, 행동이 달라질 것입니다.

당신이 변화해야만,
상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다시 부엌으로 왔네요.

거실 창문에 그림을 그려도 되냐고 물어옵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크레용이 tv 광고에 자주 나옵니다. 멀티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이래 저래 가지고 노는 것을 보여주는데, 거기 나오는 아이들은 그렇게 여기저기 그림을 그리며 세상 행복한 표정입니다. 그 광고를 보며, 어 우리꺼랑 똑같네,라고 한 당사자로서 ok 말고는 다른 답이 없네요.


밥을 하던 중에, 아이가 뭘 그리나 싶어 나와 보니..


Je t'aime, maman.

쥬뗌 마망

엄마 사랑해.가 있네요.


그런데,

Je t'aime, papa

쥬뗌 빠빠

아빠 사랑해.는 없네요


아빠가 많이 속상할 거야. 아빠도 이쁘게 써넣어.


알겠다고 합니다. 바로 작업에 착수하네요. 하트 위 빈자리에 ‘그리고 아빠도’를 깔끔하게 추가합니다.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다 본 대로 행동하는 것일 뿐..


아이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어른들의 모습이

물처럼 투명하게 표현되었을 때..

거기에 비친 모습이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면,

스스로를 객관적인 눈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밥 먹고 생각해 봐야겠네요.


...?


이노무 밥!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의 숲 같네요


밥. 밥.. 밥..






이제 진짜 봄이 왔다. 했더니..

오후엔 28도까지 훅 올라가네요..?

 정도면 여기서는 거의 여름 날씨인데..

2024년 들어 최고기온을 갱신하는 오늘입니다.



이제 겨울이 간 것이 확실하네요.

해도 좋고 날도 좋고..

내 이 마음..

좀 몰랑몰랑해지는 것 같아요

자연의 흐름에 맞춰

그 움직임에 맞춰


태양과 달의 지속적인 움직임

그리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

입춘 입하 입추 입동..


입춘(立春) · 우수(雨水) · 경칩(驚蟄) · 춘분(春分) · 청명(淸明) · 곡우(穀雨)


여름

입하(立夏) · 소만(小滿) · 망종(芒種) · 하지(夏至) · 소서(小暑) · 대서(大暑)


가을

입추(立秋) · 처서(處暑) · 백로(白露) · 추분(秋分) · 한로(寒露) · 상강(霜降)


겨울

입동(立冬) · 소설(小雪) · 대설(大雪) · 동지(冬至) · 소한(小寒) · 대한(大寒)


24절기는 태양 위치에 따라

표준점도 극명하게

계절도 그에 맞춰 딱딱 왔다가

물러날 때 알고 딱딱 자리 양보하고

아주 체계나 순서가 확실한데..


그런데..

그런데 나는..

나의 시간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어느 지점을 지나가고 있는지..


혼자서

제자리에서

뱅뱅

뱅뱅

돌기만 하는 것 같아

가끔은 심하게 어지럽기도 하고..


글쎄요..

도통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래도 하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지금은 또 밥시간이라는 거.

그냥 밥이나 챙겨주자는 거.  


아 따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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