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 좋은 공간과 살기 좋은 공간은 엄밀히 다르다.
고쳐 말하면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와 살기 위한 인테리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멋진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 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쓰임이 있는 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적어도 '보기 좋다'라는 의미보다는 '살기 좋다'라는 의미가 주택의 인테리어에는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사람의 취향에 따라 그 기준이 매우 다르며 '예쁘다' '좋다' '멋지다' 등의 단어는 사실 우리의 주머니 사정과 확실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정할 수 있는가?
멋스러운 집, 유니크한 공간에 대한 팁을 원한다면 발품(아니 이제 손품이라고 해야하나? 수 많은 클릭질을 통해 엄청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을 팔거나 핀터레스터 등 요새 핫하다는 사이트 몇 개만 돌아다닌다면 어느새 준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가지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적 공간에 관한 것이다. 의미있는 행위를 이룸으로써 안식(Healing)과 자기개발(Self-help)라는 두가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공간이 심리적으로 혹은 행태적으로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며, 우리의 일상생활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인지 될 수 있는 이야기다. 가령 박물관과 같은 대공간에서는 엄숙해 진다거나, 정원이 잘 꾸며진 테라스 카페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라던가... 이 모든 감정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공간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공간심리에 대한 학문이 최근들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평범한 우리가, 보통의 우리집에, 전문가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도 나에게 딱 맞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멋지지 않겠는가?
가꾸는 공간을 넘어서 행하는 공간으로...취향이 아닌 필요에 의한 공간으로...
5평짜리 스튜디오 공간이 아름다운 테라스가 있는 화려한 공간에 비할 바는 못 될지라도 적어도 들어설 때의 느낌은 그 못지 않은 '좋은' 집,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실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실용서'나 '지침서'가 있으면 참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공간에는 우리의 삶을 디자인하는 힘이 있다. 어제 봤던 그 멋진 카페같은 집은 아니라도 무지개빛 에너지로 가득찬 '나만'의 집이 현실에서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공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