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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Feb 25. 2024

택배 배달일지 21화 "설연휴 물량 폭탄"

설선물세트로 인한 물량 증가

설 연휴 급증물량 배송


오늘하루 배달한 수량 342개

비닐이나 초소형이 적고 거의가 선물세트 물건이었다. 차에 물건을 끼워 맞춰 넣느냐고 고생했다. 차량 조수석까지 채워서 간신히 물건을 다 싣고 배송에 나섰다. 평소 물량 150~200개 였는데 갑자기 설 연휴라고 물량이 급증했다. 평소에는 실어보지 않던 물량이었기에 블럭쌓기가 쉽지 않았지만 무조건 한번에 다 싣고 나간다는 마음 뿐 이었다. 다 못 싣게 되면 배달하다 말고 왕복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분류장을 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또한 배송물량을 제 시간에 배달을 못할거 같으면 사전조율을 했어야지 뭐했냐는 질책을 듣기 싫었던 것도 있다. 또한 사전 조율이라는 것도 내 구역에 있는 배송하기 좋은 아파트 구역을 내놓으라는 이야기 인데 그럼 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번지만 배송하게 되는데 그럼 난 이익이 적어진다. 시간대비 안하는게 나은 상황이 되버리는 것이다. 뺏길수 없었고 제 시간에 배달 못한다는 이야기도 듣기 싫었다. 물론 구역 특성상 내 구역은 가뜩이나 배송이 힘든 지역이라 위에서도 더욱 신경쓰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기를 쓰고 실었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말하는게 용기있는듯 보이지만 이곳은 엄연한 사회다. 계약자에게 물량을 주었지만 소화를 못한다면 계약해지는 당연한거다. 시간이 오래 걸리건 클레임이 터져서 손해를 보건 모두 내 책임이다. 자영업자란 그런거다. 또한 회사는 냉정하다. 손해를 보는 구조를 만들지 않는다. 내 주변 동료는 받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거 같아 본인 아파트 구역의 물건을 빼버렸다. 물론 옳은 선택이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새벽이 넘도록 일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추후에는 느낄것이다. 처음부터 내가 받은 지역은 너무 넓고 수익이 적게 난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아파트를 주는 척했지만 대목에는 엄한놈이 돈을 다 벌어가고 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번지만 배달함으로써 회사만 수익이 나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면서 입발린 말로 좋은 구역을 추후에 줄것이고 오래 근무했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한다. 사회라는게 다 그런거고 원래 먹고 사는일에 쉬운 일이 없다면서 합리화를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배송전에 전화를 안했냐는 클레임 전화를 응대할때면 화가날수 밖에 없다. 하지만 화를 냈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수 있기에 오늘도 굽신 거린다. 분명 주소오류는 발송한 사람의 책임인데 사전전화로 확인을 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말은 내 마음에 불을 지핀다.


또한 송장에 써 있는 주소와 전산상의 주소가 고객의 요청으로 변경된것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고객 본인은 분명 주소변경을 요청했다 하는데 물건을 받아들고 물건에 쓰여져있는 주소대로 배송한 나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거기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고 변경을 해준 너희 탓이 아니냐는 말에 기가 막혔다. 300개가 넘는 물건을 전산상으로 모두 조회해보고 배달을 나갈수는 없다. 추후에는 고객도 인정하고 변경된 주소로 잘 보내달라 했다.


애초에 한번 인쇄된것은 전산상으로도 수정이 안되게끔 하는게 맞는건데 왜 되는 건지 모르겠다. 주소가 잘못되면 보낸 사람 실수니까 보낸사람이 알아서 하는게 맞는건데 무엇인가 시스템이 잘못되어 있는거 같다. 서비스차원에서 해준다는 마인드 같은데 왜 매번 내게 불리한건 서비스 인지 모르겠다. 또한 고객센터는 그냥 기사하고 고객하고 다이렉트로 대화를 나누게만 하면 될일이지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고 중간에 끼어들어서 도움되지도 않는데 훼방을 놓는지 모르겠다.


배송이 많아지니 푸념이 늘었다.


어찌되었든 342개를 차에 겨우 싣고 배달을 완료한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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