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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Feb 18. 2024

택배 배달일지 19화 "배송의 기술"

첫날의 도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까지

택배배달을 한지도 4개월이 지나갔다. 이제는 지역도 어느정도 숙지 되어 배달하는데 많은 어려움은 없어졌다. 무엇이든지 처음이 힘든법이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생활할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배달을 하다가 도망가고 싶던 첫째날의 기억은 이제 과거가 되었다. 첫째날에는 아무리 배달을 해도 줄지않던 택배차에 있던 짐들이 날 고통스럽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냥 기계처럼 이동하고 반복하니까 중간에 핸드폰도 보고 카톡도 하면서 여유마저 생겨버렸다.


물론 아직도 내 지역은 어려운코스 이며 시간이 다른사람에 비해 오래걸리는 지역이다. 그래서 효율이 좋지 않아 기피하는 구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배송을 제 시간에 다 해냈고 클레임건도 없었기에 회사내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무섭게 바뀌던 지역이었는데 안정화가 되니 회사내에서도 인정을 하는 분위기다. 물론 형과 내가 열심히 한 결과이다. 한번 가봤던 곳은 또다시 갈때 헤매지 않도록 메모하여 다음 배송때 참조했고 그렇게 누적된 정보는 배송을 위한 귀중한 재산이 되었다. 한걸음씩 누적된 정보가 크게 쌓여 배송시간도 자연스럽게 짧아진다. 그 중에서도 내가 회사에 인정받은것은 모든 배송 물건에 사진을 찍어두어 고객의 클레임이 들어오면 적절하게 대응한점이다.


크게 화가 난것 같은 고객도 일단 배송사진을 보여주면 태도가 급변하여 잘 마무리 된다. 고객이 착각한것 일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주소를 잘못봐서 오배송을 했을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물건의 위치확인이다. 사진을 보면 그 행방의 유무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럼 서로 실랑이를 벌인 이유도 클레임의 원인을 찾는 근본문제가 해결된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아직도 고객의 물건을 그냥 문앞에만 두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해는 한다. 시간이 없고 귀찮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 한가지는 알아야만 한다. 그 귀찮은 것을 난 했기 때문에 한건의 클레임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최종적으로 회사내에서 인정을 받았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는것 그게 포인트다.


나도 초창기에 사진을 안찍고 배달하다가 분실되서 많은 곤욕을 치뤘다. 물건을 어디다 둔거냐고 물어보는 고객의 질문에 꿀먹은 벙어리 였으며 같이 일하는 형을 추궁하고 싸우고 그 건물 cctv를 일일이 시간보면서 확인했고 결국 못찾고 변상해준 기억이 난다. 또한 물건을 찾기 위해 아파트 윗층부터 밑층까지 계단타면서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 그게 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취한 행동이다.


누군가는 그럴지도 모른다. 비싼거 아니면 쿨하게 물어주면 될 일 아니냐고 말이다. 고객한테 물어준다는 성의없는 태도는 고객의 화를 돋군다. 왜냐면 고객의 입장에서 보상받아도 어째뜬 다시 주문하고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며 고객이 잘못한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매번 그런식으로 물어주다가는 언제 한번 고가의 제품 분실이 일어날수 있다. 물론 보상최대금액이 설정되어 있지만 고객의 성화를 견디기 힘들것이다. 또한 그런 클레임이 자주늘면 회사는 재계약을 고려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사진을 찍지 않고 배송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건이 어딨냐는 고객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해야 한다. 가족중에 누가 가지고 들어갔을꺼다 혹은 다른물건인데 착각한것 아니나는 입씨름은 의미가 없다. 증거사진 한장이면 만사형통이다.

물건을 어디다 둔지 기억못해서 잠못이루던 기억이 난다. 사진찍는일을 습관화 하기위해 단축키를 설정하고 조금 불편해도 익숙해지려 노력했고 이루어냈다.


어째뜬 이제 그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4개월간 강성 클레임 들어온게 없으며 오배송으로 딸기하고 시금치 변상해 준게 전부다. 고객과 언쟁을 높여가며 싸운적도 없고 적절한 상황대처로 단시간에 일을 처리했다. 회사에서도 일처리를 깔끔하게 한다고 정평이 났다. 비록 사진을 찍지 않는 사람보다 1~2시간 늦을지언정 난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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