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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Feb 11. 2024

택배 배달일지 17화(칭찬의 순간)

배송 현장에서 빛나는 칭찬의 순간

일을 하던중에 관리실장이 와서 내게 칭찬을 했다. 이제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다른팀원들이 보고 좀 배웠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이유인 즉슨 내가 일처리가 깔끔 하다는 것이다. 3개월간 고객 강성 클레임건이 1건도 없으며 문의전화가 와도 응대를 잘했고 큰문제없이 해결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노력한 결과이겠지만 근본원인은 아마도 모든 배송건에 대해 사진을 찍어서 문의올때마다 고객에게 보여주고 관리한 결과이다.

또한 어려운 배송코스 지역을 맡았음에도 배송시간을 지켰고 시간이 없어서 배송을 다음날로 미룬적 없어 회사 내에서는 내 능력을 높이 사는듯 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형들이 도와줬으니까 가능했던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일하면 싸워서 못하는 편견을 부쉈으며 안될꺼라는 부정적인 요소를 이겨냄으로써 얻어낸 결과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보다 두달먼저 들어온 동료는 곤욕을 치루는듯 했다. 그는 한번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으며 외골수다. 자기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일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듯 하다. 애초에 그 넓은 지역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구역조정을 하거나 사람을 써서 시간을 줄여야 한다. 모든 구역을 완벽하게 안다해도 제 시간내에 들어오기 어려운 형국이기에 그렇다. 그것도 안되면 내가 가는 배송구역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역은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 나름대로는 내가 받은 물건은 내가 처리한다는 마인드로 일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못하는것은 못한다고 이야기 하고 개선을 하거나 어떤 입장을 취해야만 한다. 그냥 놔두면 일이터진다. 어떠한 일이냐면 전체팀원들이 계약할때 빌미를 제공할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량이 없다고 더 달라고 말해도 회사에서는 지금도 있는 물량을 배송못해서 다음날로 미루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량을 왜 더주냐고 반문하면 할말이 없기에 그렇다. 물론 그 동료도 구역조정을 해달라고 이야기는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대다수가 가족들이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한사람이 그정도 구역은 맡아야 돈이되고 운영할수 있기에 그렇다. 즉 좁은구역에 효율성 나오는 구역은 없으며 있다해도 그 지역을 주게되면 그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되어 불만이 터져나올수 있는 상황이 나오게 되기 때문에 조정이 어려운 것이다.


너도 나도 좋은 구역만 하려고 하면 어려운 지역은 아무도 안할 것이다. 어느정도는 적정타협점을 찾는게 맞으며 내가 배송을 못한다 해서 배쩨라는 식이 되어선 안된다. 일단은 문제없이 해결을 해놓고 그 다음에 조정해달라고 하는것이 순서이다. 회사에 손해를 끼쳐놓고 회사에서 잘못한 것이라고 투덜데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새로운 해가 돌아왔고 재계약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괜한 빌미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불리한 지경에 처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면 결국 사회는 냉정한 곳이기 때문에 버려 질지도 모른다. 물론 개인적으로 봤을때는 책임감 있고 원칙을 준수하려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필요없는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상되는 결말은 어둡게만 보인다. 


반대로 내게는 오래 근무했으면 좋겠다는 실장의 칭찬에 상반되어지는 내 모습에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사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서로가 개인사업자 이고 각자의 역할만 맡으면 되는 사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동료가 안쓰러워 보였다. 아무리 혼자서 해내지 못한다고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는 내 마음을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그 동료의 배송지역을 맡는다고 하면 수입이 줄어들 터이다. 그렇다고 내가 손해를 보면서 구역조정을 하자니 같이 하는 형들에게 부담이 될거 같아 쉽사리 결정할수 없는 문제이다.


이해타산이 얽혀있는 사회구조라는 것이 사람을 잔인하게 만들어 버린다. 도태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켠에서는 넌 이기주의자라는 강박관념이 옭아멘다. 항상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내 시선은 나를 힘들게 하기 때문에 되도록 그러지 않으려 했는데 사람의 성격이란 쉽사리 바뀌는게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칭찬을 들어서 기분은 좋았고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는거 같아 내심 뿌듯했다. 실장의 말처럼 내가 하는걸 다른 사람이 보고 배웠으면 한다는데 언제든 가르쳐줄 용의가 있다. 그로인해 클레임이 줄어들고 배상하는 금액도 줄어든다면 회사나 개인 양쪽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것이니까 말이다. 좀 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나서볼 참이다.


택배 배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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