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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Feb 22. 2024

택배 배달일지 20화 "독백"

고뇌와 선택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며, 나 혼자만이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은 영혼을 서늘하게 만든다. 타지역으로의 발걸음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변화하는 감정은 무수히 많은 고민을 낳았다. 내가 속한 구역에서의 배달 효율이 기대에 못 미치기에, 다른 팀으로의 이동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동료를 위해, 그리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그곳으로 향하는 것이 옳다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러나 팀장의 약속처럼, 곧 완공될 신축 아파트가 내 구역에 생기면 물량이 늘어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반면, 실장은 내가 배송을 잘 처리함으로써 더 나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내가 일에 더욱 몰두하도록 자극한다. 기약 없는 팀 이동은 내 마음을 더욱 어지럽힌다. 일을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지만, 점점 선택의 순간이 내게 다가온다.


내가 나의 욕심을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현재의 팀을 위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며 남아 있는 것이 올바른지 고민된다. 새로운 환경이 두렵지는 않다. 그러나 이미 형성된 관계를 해치고 싶지는 않다. 떠나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일에 너무 몰두하면 내 안의 보상 체계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할 수는 없다. 나는 결코 호구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욕심 많은 사람임을 인정한다. 결정은 이미 내렸지만, 그것이 정말 옳은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아마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내 결정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은 내가 선택한 길이며, 나 스스로 감당해야 할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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