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배달일지 시즌2 분실이후 이야기

분실된 물건의 행방

택배배달 시즌1에서 분실된 물건의 행방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고객이 재고관리에 실패했고 받았는데도 못받았다고 착각한 것으로 결론 내렸었다. 이후 5개월동안 연락이 없었으니 내 예상대로라 생각했다.

하지만 6개월째 되던날 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고객 :'기사님 물건 못받았어요'

나 : '? 물건 배송한 사진 보내드렸는데 확인이 안되시나요?'

고객 : '네 없어요. 기사님이 매번 물건 올때마다 사진전송해 주시는것 알고 있어요. 그때마다 퀵을 불러서 물건을 회수했구요. 다른건 다 받았는데 토요일에 배송하신 물건만 받지 못했어요. 찾아주세요'

나 : '고객님 제가 찾아드릴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없어요. 제가 현장을 가는것이 고객님이 직접 가시는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제가 오배송을 했다면 그 지역을 수색이라도 해볼테지만 명확한 배송사진이 있는데 의미가 없습니다.'

고객 : '전 받지 못했어요. 고객이 물건을 받지 못했는데 너무 무책임 하신것 아닐까요?'

나 : '사전 연락 드렸을때 고객님도 분명 인지를 하셨습니다

 게다가 그곳에 거주하시지도 않으시잖아요. 혹시 고객님께서 재고 관리를 잘못 하신것 아닐까요? 지난번 분실건은 어떻게 되셨나요?'

고객 : '아 그거요? 결국 못찾았어요. 모두들 모른다고만 하네요. 저는 물건을 못받았고 미치겠습니다'

나 : '아니 분실이 일어났는데 그곳으로 또 주문하시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할때는 분명 그 집에 사시는 여동생 분이 가져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도둑일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으니까요'

그렇게 전화통화가 일단락 되었다. 이후에도 그 고객은 여동생과 대화한 메세지를 보내주었고 그 내용인 즉슨 여동생은 그 물건에 대해 무조건 모른다 였다. 도데체 가족끼리 대화한 내용을 내게 보여주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오죽 답답하면 이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또한 택배배송을 하는중이었고 그날은 택배물량이 많은 날인 화요일에 전화를 받았다. 계속되는 고객의 추궁에 나또한 감정이 많이 안좋았다.

고객과 싸운건 아니지만 무책임하다는 식의 문자내용은 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럼에도 마인드를 다잡고 집에 계셨던 여동생분에게 잘 대화해보시라는 메세지를 끝으로 마무리 지으려했다. 그랬더니 결국 고객은 물품분실 보상금액이 얼마였냐는등 묻길래 그건 콜센터에 문의해보시면 아실수 있다 하고 그날은 종결 지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실된 물건은 여동생 집에 있었다. 고객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확인한 것이다. 미안하다는 사과문자와 함께 앞으로는 이 주소로 배송시킬일이 없다는 메세지를 끝으로 이 사건은 해결 되었다.

애초에 본인 집주소로 하지 않고 여동생 주소로 물건을 시킨점이 문제였다. 동생과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켰으니 이런일이 벌어진 것이다. 여동생 입장에서는 물건을 챙겨야할 이유가 없다. 거기다 물건 주문자 이름은 엄마다. 물건에 있는 연락처 조차 엄마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연락이 안간다. 하물며 집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배송을 제대로 해달라는 건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물론 고객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 서비스 정신으로 응대를 했기에 큰 무리 없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물건이 없어져서 답답한 마음에 그랬으리라 본다. 또한 한편으로는 고객이 여동생 집에 직접찾아가서 수색해서 물건을 찾아내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동생이 왜 모른척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고객이 잘 받았다는 소식에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래도 역시나 이번에도 배송사진을 찍는 나의 배송방식으로 인해 해결된것 같다. 없었으면 고객과 같이 물건을 찾으러 다니거나 cctv를 보려고 시간을 엄청 썼을거 같다. 확실한 배송사진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아무렴 물건 2개가 같이 위아래로 놓여있던 배송사진이 있는데 1개만 받았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다.

이번에도 사진이 없었다면 변상을 해줬거나 미궁에 빠질뻔했다. 확실한 증거사진이 나를 안심시켜주고 배송에 확신을 가질수 있게 해주었다.

끝으로 이사람들이 사기를 치는 가족사기꾼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클레임 들어올 각오까지 하고 있어서 증거사진 제출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잘 해결되어 다행이다.

택배 분실사건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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