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건 Apr 14. 2024

택배배달 일지 시즌2 "중립"

"사이에서: 택배기사와 실장 사이의 갈등"

우리팀에는 팀장이 있고 그 위에 이 팀들을 관리하는 실장이 있다. 이 실장이 하는일은 클레임 처리와 개인사업자 택배사업자를 대상으로 관리 하는 일을 한다. 나도 이곳에 일하러 왔을때 실장이 낸 공고를 보고 왔기 때문에 실장이 인사 담당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고관리 및 인사담당 그리고 각종 보급품 담당정도? 내가 아는건 이정도다. 더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수고 있다. 이곳에 와서 그와 같이 일하는게 아니라서 더는 모른다.


내가 실장을 언급하는건 최근 그의 행보때문에 택배동료들 사이에서 불신감이 팽배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황은 이렇다. 그가 실장으로서 업무를 잘하고 있느냐가 화두다. 사실 그가 처리하는 사고클레임 업무는 본질 자체가 택배기사와 좋은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자리다. 누구나 클레임건으로 기사와 연락하면 결과가 좋기 어렵다. 하다못해 고객조차도 택배기사가 화를 낼까봐 무서워 하는 사람이 많다. 보통 물건의 행방에 대해 묻지만 택배기사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 많은 량의 물건의 행방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사는것은 불가능하기에 그렇다. 기억이 나지 않는것을 묻기에 횡설수설하게 되고 그로인해 기사에게 책임전가가 되는순간 싸우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기일처럼 해결해주려 노력하는 담당자가 있었다고 한다. 전에 있던 실장이 그렇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실장은 전달역할만 할뿐 직접적인 역할은 없다고 한다. 물론 나처럼 배송사진을 보관하고 장부처럼 관리하면 클레임건은 거의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5개월동안 클레임 발생건이 0건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처럼 사진을 찍는경우가 거의 없기에 이렇게 매번 실장과의 다툼이 빈번한 것이다.


물론 내가 겉으로 보이는 상황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모르는 사실도 있을지 모른다. 한사람만 불만이 있는것이 아니고 여러사람이 실장을 불신한다. 하다못해 팀장조차 실장의 무능함을 폄하하고 역할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한다. 조만간 여러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해본다고 했다. 나또한 한가지 공감하자면 실장이 가끔 연락이 안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테면 이런거다. 본인이 카톡을 해놓고서는 답을 하면 몇시간이 지나도 답장은 돌아오지 않는다. 한두번 그러면 이해를 하지만 매번 연락할때마다 회신이 늦으니 답답할 때도 있다.


고객클레임건은 빠른시간안에 해결해줘야 할텐데 뭐하는건가 싶을때가 있다. 문제는 이게 나만 이런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느끼는 감정이기에 문제인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택배기사의 관점에서 느끼는 부분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를 고용한 오너의 입장에서 실장의 역할을 바라보면 어떨지 생각해 봤다.


일단 클레임건에 대해 택배기사에게 확인요청을 했다. 자세한 경위를 들어본후 책임유무를 따진후 부과한다. 본인업무 시간에만 일처리를 한다. 고객상담 센터처럼 실시간으로 대기하면서 하지 않는다. 기사에게 쓴소리를 하지는 않지만 원칙대로 처리한다. 예를 들면 파손된 제품에 대해 파손스캔을 찍었냐 찍지 않았냐를 두고 책임추궁을 한다. 어떤 물건이 파손난 제품인지 사실 알기 어렵다. 그럼에도 전산상의 기록으로 결론낸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또한 사고담당일을 처리했던 경험이 있기에 그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처리가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사고담당이라는 자리는 본래부터 해결할수 없는 일을 하는 자리다. 사실 막말로 배송은 기사가 했지 사고담당자가 한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하지만 현재 시기적으로 배달할 물량도 없는 상태에서 분실이나 파손으로 변상해주는 금액이 생기면 정말 일할 마음이 떠나기는 할것이다. 거기다 담당자라는 사람은 연락도 안되고 손해배상 청구만 하니 화가 날 것이다.


나도 같은 배송기사로서 그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나부터 행동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그와의 마찰은 지속될 것이다. 난 이곳에 와서 5개월동안 그와 오배송이나 분실건으로 다툰적이 없다. 오죽하면 그 실장은 내게 다른사람이 내가 배송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역제안을 할 정도다. 물론 이 모든게 사진을 찍는것으로 해결하는건 아니다.

이전에 사고담당,전산담당했던 사무이력이 있기에 고객에게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기에 고객응대가 잘되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택배가 하루만에 배송되지 않아 고객이 왜 안오냐고 하면 72시간내에만 배송하면 되는것이 기준이라거나 택배분실했을때 최대보상한도는 50만원이며 그 이상의 보상을 원할경우 처음에 그에 상응하는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등 여러상황 설명이 가능하다. 택배 파손규정에 대해서도 물건을 발송할때 폭폭이 포장유무와 깨지는 제품인지 계약내용에 명시되어 있는지등 여러 상황에 대해 고객보다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응대가 가능하다.


나보다 한달먼저 들어왔지만 택배배달 경력은 4년이 넘은 동료가 있다. 이 친구는 실장과의 관계가 극악이다. 어떻게 하면 실장에게 골탕을 먹일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 동료 말로는 이전에 있던 곳에서는 다 해주던데 여기 실장은 안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다들 처음 그 동료가 불만을 토로할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지만 막상 본인들도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같이 동조되어 버리니 실장의 입지는 어렵게 되어가는것 같다.


그들이 원하는건 콜센터 담당자일까 책임을 떠맡길 사람일까 의문이었다. 이전에 내가 있던곳의 사고담당자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런사람을 이용해 무조건적으로 나는 변상 못한다. 나한테 떨어지게만 해봐라 라고 으름장을 놓던게 생각났다.


나만 잘하면 된다 생각했지만 같은동료의 편을 들어줄지 사무일을 하는 사람의 편을 들어줄지 마음의 갈피를 못정하고 있다. 나도 결국 이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라 어디에 설지 모르겠다. 사무일을 했던 나와 현장에 있는 내가 다투는 형국이다. 모쪼록 서로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좋은일이 있기를 기원해 본다.


구독과 라이킷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전 02화 택배 배달일지 시즌2 "택배의 그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