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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ul 24. 2024

11화 냉혹한 승부

"소호와 로키의 대결"

"죽을 생각하고 덤벼, 맨손이니까," 로키는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그의 입가에는 자신만만한 미소가 번졌다.

소호는 냉정하게 맞받아쳤다. "아까 한 번 붙은 걸로만 판단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게."


"입만 살았구나," 로키는 말을 마치자마자 소호에게 돌진했다. 그의 주먹이 무자비하게 소호를 향했지만, 소호는 재빠르게 몸을 회전시켜 뒤돌려차기로 로키의 옆쪽 후두부를 정확하게 가격했다.


"퍼억!"


그 일격에 로키는 체육관 링으로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크으... 너 이 자식, 복싱선수가 발을 사용하다니..." 로키는 말을 잇기도 힘들어 보였다.


로키는 분했지만, 받은 데미지가 너무 심해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땀과 피가 뒤섞인 그의 얼굴이 괴로움에 일그러졌다. 그는 겨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발이 떨리고 있었다.


"왜? 이건 복싱 경기가 아니야. 난 너와의 싸움을 원했을 뿐이야." 소호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눈에는 냉혹함이 담겨 있었다.


의외의 전개에 주체도 당황했지만,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듯 관망하고 있었다. 심판도, 관중도 없는 체육관에서 대영 그룹 회장인 주체와 그의 비서, 그리고 전 챔피언의 매니저인 브라이언만이 둘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글러브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부터 복싱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거라 생각했지만, 소호가 발차기를 사용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윽고 로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두 눈은 결심을 다진 듯 번뜩였고, 다시 소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주먹은 분노로 불타올랐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은 이미 느려져 있었다.


소호는 로키의 움직임을 차분히 지켜보며 접근 후, 몇 번 그의 주먹을 유연하게 회피했다. 그런 다음 팔꿈치로 그의 등을 강타했다. 복싱과는 전혀 다른 싸움 방식으로 로키에게 무자비한 공격이 이어졌다.


로키는 고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버텼다. 그의 맞은 곳은 모두 급소였고, 복싱 경기였다면 모두 반칙으로 간주될 공격이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피와 땀에 젖은 채,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으려 애썼다. 그의 눈은 이미 풀려 있었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번뜩였다.


"눈물겨운 투혼이네. 실전에서 복싱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제 알겠지? 왜 맨손으로 하면 네가 유리할 거라 생각했나?" 소호는 비웃으며 로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리고는 복싱을 하려는 듯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승리를 확신한 눈빛이 담겨 있었다.


"이제 복싱으로 상대해 줄게."


로키는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다시 일어서려 했다. 그의 다리는 휘청거렸고, 눈은 이미 흐릿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복싱 자세를 잡았지만, 힘이 빠진 팔이 덜덜 떨렸다.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지만, 몸은 더 이상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소호는 위빙을 선보이며 빠르게 접근했다. 그의 주먹이 연신 로키에게 날아들었다. 로키는 방어할 틈도 없이 맞았다. 그의 입술에서는 피가 흘렀고, 눈은 점점 더 흐릿해졌다. 마지막으로 소호는 강력한 어퍼컷을 날렸다. 그 충격에 로키는 허공을 응시하며 링 위에 대자로 쓰러졌다. 그의 눈은 완전히 풀리고, 그는 더 이상 일어날 수 없었다.


로키는 처절하게 싸웠지만, 그의 모든 힘은 소호의 압도적인 실력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체육관에는 고요함만이 감돌았다.


"짝짝짝."


"대단해. 아니, 완벽한 승리야," 주체는 소호의 판단력에 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옆에 있던 브라이언은 복싱을 시키려고 데려왔는데 복싱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이 있는 듯 심정을 토로했지만, 주체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결국 브라이언이 소호에게 물어봤다.


"복싱으로 하면 질 것 같으니까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게 네 방식인 모양이지?"


"이건 대회가 아니야. 그리고 글러브를 끼지 않았을 때부터 막싸움은 예견된 일이었어. 나는 복싱 룰로 해도 이길 수 있지만,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안 한 것뿐이야.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프로라 할 수 없지." 소호는 냉정하게 답했다.


"웃기지 마. 넌 신성한 룰을 어겼어. 그럴 거면 그냥 정식으로 붙지 그랬어?" 브라이언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왜 내게 이득도 없는 싸움을 해야 하지? 신성한 룰? 여기 어디에 그런 게 있다는 거야?" 소호는 비웃으며 반문했다.


"그만, 그만. 소호의 완벽한 승리였어. 말싸움은 그만들 하시지," 주체는 말싸움을 지속하던 둘의 대화를 종결시켰다.


"자 이제 원하던 결과를 얻었으니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자고, 임비서! 소호에게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도록 해."


임비서는 곧장 소호에게 차키와 스마트폰, 그리고 보안카드를 주었다. "그걸로 필요한 걸 사고 이동하고 거주하도록 해. 그 보안카드는 집 열쇠 같은 거라고 보면 돼."


"그럼 오늘은 이쯤하고 내일부터 바빠질 거야. 후후후." 주체는 모든 일이 본인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듯, 감정을 숨기지 않고 연신 웃어댔다. 그리고는 체육관을 떠났다.


체육관 중앙에 기절해 있는 로키를 브라이언이 챙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호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체육관을 나섰다. 그리고는 로키를 부축해서 나가려는데 의식이 돌아왔는지 로키가 중얼거렸다.


"...내가 진건가..."


"그래 처절히 짓밟혔지," 브라이언이 대답했다.


"그 녀석은... 복싱 기반의 선수가 아닌 거 같다..." 로키는 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 그게 무슨 말이지?" 브라이언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녀석의 킥이 수준급이었기 때문이야. 난 그런 류의 사람들과도 싸움을 많이 해왔지만, 그들 이상이야. 아니, 그들 중에서도 아마 최상위인 거 같아." 로키는 피투성이 얼굴로 겨우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그런 일이..." 브라이언은 로키의 말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앞선 정황을 볼 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주령이 그의 노트에 관해 궁금해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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