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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Nov 15. 2024

"친환경 차량 전환의 그늘"

공정한 배치와 보상의 필요성

차량 교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탄소 정책에 따라 경유차를 퇴출하고 친환경 가스차나 전기차로 전환하라는 지침이 내려졌으며, 이에 따라 올해 12월 초부터 차량 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차량 반납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다. 지침에 따르면 차량은 원상복구된 상태로 반납해야 하지만, 택배 배달 중에 차량에 크고 작은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보험 처리를 통해 복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비용이 기사들에게 얼마나 부담될지가 핵심적인 문제다. 특히 난코스가 많은 지역에서 일하는 기사들은 손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 다른 기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손상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보상해 줄지, 그리고 회사가 이를 얼마나 공정하게 처리할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두 번째는 차량 높이에 관한 문제다. 즉, 정탑 차량을 선택할 것인지, 저탑 차량을 선택할 것인지를 둘러싼 고민이다. 많은 기사들이 신축 아파트에 진입하기 위해 저탑 차량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배달 효율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탑 차량을 선택한 기사들은 외곽 지역이나 오래된 아파트 단지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기사들 간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는 큰 요인이 된다.


특히 저탑 차량을 운용하는 기사들은 작업 환경에서의 불편함과 신체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차량 높이가 낮으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기사가 차량을 잘못 선택한 탓"으로 간주되어, 개인에게 책임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공정한 책임 전가는 결국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현재 신축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기 위해 저탑 차량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저탑 차량을 선택하지 않은 기사들이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 이미 다른 택배사들에서도 차량 높이 제한 문제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가 저탑 차량을 통해 타사와 차별을 두겠다는 접근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특히 타 택배사들은 저탑 차량 운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건강 문제로 배송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회사가 이와 상반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가? 이러한 방식은 타 택배사들과의 공존과 협력을 저해하며, 내부적으로도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저탑 차량이 아니면 신축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지 못하게 제재를 가하는 방식은 공정한 처사라고 볼 수 없다.


모두가 엘리베이터 접근이 빠르고, 물량이 많은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로테이션 배치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부의 갈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신규 기사들에게 어려운 지역을 맡기고, 기존 기사들이 편한 지역에서 수익을 챙기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내부적 갈등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회사가 타사와 단합하지 않고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회사는 공정하고 협력적인 방식을 통해 모두가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솔직히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모순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나 역시 좋은 지역에서 일하고 싶기 때문이다. 모두가 좋은 조건의 지역을 희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이 똑같이 좋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불균형한 구역에 대해 수수료 차등화를 통해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지역에서 일하는 기사들에게는 추가 수당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불균형을 줄이고, 더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귀찮다"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면, 언젠가는 기사들이 자신의 구역에 불만을 느끼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 할 것이다. 불만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을 것이고, 협력보다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공평한 구역 설정과 보상 체계가 필수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협력과 공정함이다. 공정한 배치와 보상이 이루어질 때 기사들 간의 신뢰와 협력이 가능해지고, 업무 효율도 극대화될 수 있다. 내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외부적으로도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각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정하게 배분된 책임과 보상을 기반으로 일할 때, 진정한 단합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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