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ghts burn with quiet warmth.
“오늘의 흐름처럼, 모두 새로운 삶, 각자가 꿈꾸고 이루는 여정을 나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창밖을 스며들던 어느 날, 원장님께 12월 18일 일정이 되는지 연락을 받았다.
본래 선생님의 일정으로 하루 대강을 부탁받는 자리였다. 강사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던 중, 예상치 못한 기회는 마치 겨울 햇살처럼 내게 스며들어, 내가 제대로 걸어가고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주었다. 서울숲에 위치한 이곳은, 내가 강사가 되기 위해 처음 준비를 시작했던 공간이다. 지도자 과정, 임산부 TTC, 아로마 워크숍까지 수련을 이어오며, 나의 애정과 온기가 조금씩 스며든. 여전히 수련자이기도 한 내가 이곳에서 수업을 이끌게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낯설고 벅찬 일이었다. 70분의 수업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이어졌다. 빈야사로 흘러갈까, 하타로 차분하게 머물까. 수업 대상 대부분이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 선생님들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마음의 울림을 모두 담아낼 수 있을까,
그때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도현선생님이 가장 자신 있는, 하고 싶은 수업을 하세요.”
그 말에 힘을 얻어, 나는 그날의 내면으로 향하는 요가 시퀀스를 구성했다. 정적에만 머물지 않고, 움직임이 많아 에너지를 과하게 소모하지도 않는, 흐름 속에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깨어나는 플로우 요가를.
수업을 앞두고 서 있자 창밖으로는 겨울 저녁의 빛이 서서히 스며들었고, 실내에는 묵직한 고요와 은근한 따뜻함이 공존했다. 매트 위에 앉아 있는 이들의 얼굴에는 하루의 흔적이 옅게 남아 있었지만, 찻잔에 담긴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수련실로 들어섰고, 조명의 밝기와 실내 온도를 적절히 맞추며 수업을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수련 중인 사람이었지만, 강사의 자리에 서자 풍경은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오고, 귀에는 호흡의 리듬이 고이고, 내 안에서는 또렷한 흐름이 되살아났다. 익숙했던 공간이 전혀 다른 결을 띠며 내 앞에 펼쳐졌다. 그날은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내가 걸어온 시간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앞으로의 길을 비추는 시간이기도 했다. 지도자 과정 수련일지에 함께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작은 상징처럼 다가왔다. 누군가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고, 나는 또 다른 방식으로 길 위에 서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 창밖은 이미 흰 눈으로 잠겨 있었다. 고요히 내리는 눈발 속에서, 앞으로의 길 역시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리라 느꼈다.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고, 흔들리는 순간도 있겠지만 오늘의 숨결이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이 길을 계속 걸어가도 괜찮다고. 겨울밤에 내려앉은 눈처럼, 내 수련과 삶도 그렇게 조금씩 단단히 뿌리내려가리라.
‘돌아봄과 감사’, ‘공간의 온기’, ‘관계의 확장’
TIME TABLE
18:00-18:20 | FREE TIME
차원 공간에서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인사를 나누어요.
이 시간은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며, 오시는 분들에게는 웰컴티를 드립니다.
18:20-19:20 | YOGA & SINGINGBOWL
안내에 따라, 릴렉싱 빈야사 요가와 싱잉볼 명상을 함께합니다.
19:20-20:10 | TEA TIME
#1회 차
한 해를 바쁘게 달려온 우리들,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잘 보냈는지, 나에게 어떤 의미 있는 해였는 지 적어보고 남은 12월은 어떤 일상으로 채울지 이야기를 나누어요.
#2회 차
2024년 마지막 주 금요일,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담아 본인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2025년을 맞이할 스스로의 준비 및 소소한 계획들 나눠봅니다..
2024년 12월, 성수동의 루프탑과 차원의 공간에서 연말 클래스를 열었다.
두 차례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바쁘게 달려온 한 해를 잠시 멈추어 돌아보고, 새해의 방향을 정돈하는 시간이었다. 이 기회는 차원 대표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홍보물 제작부터 사진 촬영, 편집까지 섬세하게 도와주셨고, 무엇보다 수업 전반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함께 준비해 주셨기에 참여자들에게 온전히 마음을 기울일 수 있었다. 한파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라 온돌을 켜고, 히터의 바람이 건조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조명과 담요, 스팀 안대, 찻자리의 온도까지 작은 요소 하나도 허투루 두지 않았다. 이 따뜻한 손길들이 그저 ‘세심함’으로 머무르지 않고, 참여자들에게 온기처럼 전해지기를 바랐다.
수업 전, 우리는 소소한 차담으로 시작해 추위 속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가며 오늘의 시간을 맞이했다. 프라이빗 클래스인 만큼, 최대 4~5명이 함께하는 공간에는 서로의 호흡과 존재가 은은하게 스며들었다. 전신을 풀어주는 힐링요가로 몸의 이완을 도왔고 사바아사나(누운 송장자세)로 연결하며 따뜻한 스팀안대와 담요를 덮어드렸다. 오늘따라 싱잉볼의 소리가 맑고 울림이 깊었다. 참, 겨울과 싱잉볼은 잘 어울리는구나. 연주가 끝나갈 무렵, 고요히 누워 있는 참여자들을 바라보는 순간, 왠지 모를 감정이 가슴 한편에 스며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눈물이 살짝 흐르려 하는 그런, 묘한 여운이 느껴졌다. 감사했다. 이곳까지 찾아와 주고, 시간을 내어주시며, 미소를 지어주시는 것들이.
1회 차에서는 한 해를 돌아보며 의미 있는 순간을 기록하고, 남은 12월을 어떻게 채울지 이야기했다. 2회 차에서는 스스로에게 감사와 배려를 담은 편지를 쓰고, 2025년을 맞이할 계획을 나누었다.
겨울 공기는 차갑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공간 안은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존중과 배려가 오가는 순간들은 소소하지만 깊은 울림을 느끼기 충만했다. 작은 대화와 공유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그 시간을 정말 사랑하고 즐겼다. 새로운 만남은 나에게도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고, 수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만남은 인연으로, 인연은 자연스레 이어진다는 사실이 기쁨으로 다가왔다. 요가니크 히말라야 싱잉볼과 소시요 김진완 작가님의 작품을 활용하고, 원의 쇼룸 공간에서 다원 대표님과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만든 것도 큰 영광이었다. 한 해의 결을 매만지고 다음 해를 맞이하는 조용한 의식에 가까웠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온기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