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8일(화요일)(2018년 8월 30일 폐암수술)
개학 날이다. 이제 마음이 온전히 평안해졌다. 이곳저곳 카톡방에서 다 나왔다.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하고 싶다. 병실이 5인실이다. 일요일(26일)에 입원했다. 병실 침대 옆 창밖으로 정원이 보인다.
아들과 딸은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남편도 이제 내려놓으라 하신다. 학교 일도 모든 것을 이제 무게로 지고 있지 말고 다 내려놓으라 하신다.
암이라는 소리를 8월 20일(월) 서울성모병원에서 들었다. 입술에 아주 작은 지방덩어리가 있어서 제거하는 중에 코에 충농증이 있다고 하여 코에 있는 물혹을 수술하기 위해 폐 엑스레이를 찍었다. 사진을 확인하신 의사 선생님이 폐암이라 하셨다.
딸과 방학 동안 함께 지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교사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니 이 또한 어찌 기쁘고, 감사하지 아니한가. 남편도 자신의 가치관 따라 열심히 살아간다. 그것이 나에게는 치명적이지만. 하나님은 이 순간 내가 어느 것에도 상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하기를 바라신다. 교장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서울대병원에서 금요일(24일)에 폐암이라고 다시 의사 선생님의 확인을 받을 수 있게 해주셔서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가! 안 그랬으면 이 병원, 저 병원, 다른 이들(?!)에 의해서 힘들어했을 것이다.
교장 선생님 퇴임식. 하나님 모든 영광 받으시기를!
졸업식. 하나님 모든 영광 받으시기를!
줄넘기 부. 하나님 모든 영광 받으시기를!
나의 작은 몸부림으로 인해 등서초에 복음이...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영광 받으시기를 간구해 왔다.
우리 가정을 통해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선하게 일하고 계심을 증거되게 하실 것이다.
중국 백두산 천지를 보며 서언 기도했던 것이 생각난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이루어 가실까? 성경 공부하여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그 일을 지금 급하게 이루고 계신 것일까?
폐암, 건강회복, 성경 공부, 나는 모른다 아무것도 1시간 후의 일도 모른다. 다만 8월 24일 새벽기도 시간에 울부짖으며 3시간을 기도할 때 하나님은 나를 위로하셨고 아들딸을 책임지시며 남편을 이제 전적으로 하나님이 만지시고 학교 일도 하나님이 책임지신다는 마음을 주셨다. 이제 다 내려놓고 나를 위해 주님을 위해 그냥 주시는 대로 따르라는 마음을 주셨다.
토요일(25일) 임**선교사님을 만났다. 금요일 새벽기도시간에 기도하고 나오는데 마지막으로 임** 선교사님이 계셨다. 기도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러 거의 9시가 되어 있었다. 2018년 8월 28일. 하나님 제가 죄인이지요. 그런데 남편은 저를 저에게 그렇게 아무렇게나 하는데 왜 그냥 놓아두세요? 제가 악한 거지요?
이 병원 안에 사람들이 많다. 의사 선생님, 간호사님, 간호보조사님, 청소하시는 분, 식사 준비하시는 분, 안내하시는 분, 경비아저씨, 수리하시는 분, 검사하시는 분, 간병인 등 어마어마하다. 이 모든 분이 다 동일하게 소중하다는 것을 이제 더욱 깨달았다. 예전에는 내 안에 교육 정도에 따라 사람들의 소중함을 달리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병원 안에서는 가난한 자든, 부한 자든, 나이가 많든지 적든지 모두가 다 동일하게 소중하다.
학교 일에 잘 진행되게 해주소서. 교장 선생님의 마음이 평안케 해 주소서. 병원에서 수술이 다 잘되어지게 하여 주소서. 제가 두려워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담대하게 하여 주소서. 나의 미래 나의 한 시간 앞일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나는 모른다.
주여 저를 인도하여 주소서!
2018년 8월 28일(화요일) 오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는지 이 병원에서 주시는 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이다. 그런데 폐암이 아니라고 하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서울대 병원에서 폐암이라고 했는데 그냥 얼른 수술해서 다 깨끗이 없애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모든 일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하나님은 다 아시고 계시는데, 마음 평안한 쪽으로 기도하며 가야 한다.
언니와 남동생 부부가 병실에 왔다 갔다. 부부가 서로에게 다 잘한다. 난 부부관계를 잘 만들어 보려고 애썼지만 아직이다. 그저 남편의 습관적인 강한 말투와 무시하는 말들, 담배 연기 공해로부터 떨어져 있고 싶다. 어쩌면 일로부터도. 나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으시다.
폐암 수술을 기다리며 병실에서 쓴 일기다. 며칠동안 있었던 일을 써 내려갔다. 카톡방에 있는 것이 마음에 힘들어서 나왔고, 그저 마음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성경말씀에 의지하여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교장선생님께서 8월에 퇴임을 하시게 되었었는데 교사 대표로 편지를 낭독해 드리기로 했었다. 또 학교 줄넘기부와 6학년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입원을 하여 수술을 기다리면서도 그 모든 일들을 다 해내지 못할 수 밖에 없음에 남은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 성모병원 진료 결과 폐암으로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수술을 한 후에 다시 조직검사를 하여 확인을 한다고 했다. 조직검사에서 폐암이 아니기를 바라야 하는데 난 왜 오히려 암이기를 바랐을까? 남편과 나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너무도 달랐던 나는 몹시 지쳐 있었다. 그리고 다 잘해내고 또 도움을 주려고 하는 마음이 강하여 늘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느라 피곤해 있었다. 다정한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 늘 부러웠다. 다른 사람들의 소중함을 더 깨닫기 시작하며 교만했던 마음이 조금씩 깎여져 가고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지 믿음은 나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그 모든 상황들을 합력하여 선으로 이루어가실 것이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