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기 위안

by 이도연 꽃노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 첫사랑은 원래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지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출근 준비를 했다. 오후에 본사에 들어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만족스럽게 준비를 한 것 같지 않아서 마음이 더 찝찝했다. 지연은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을 해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단 프레젠테이션 자료들을 모두 인쇄를 해야 했다. 다른 사원들이 출근하기 전이었기에 프린터 소리는 더욱더 크게 들리는 듯했다.


그때, 지연이 컴퓨터에 있는 시간을 확인하려 할 때 지연의 메신저에 파란 불빛이 반짝였다. 지연은 재빨리 메신저창을 키웠다.


' 커피중독 '님이 로그인하셨습니다. 닉네임을 클릭해서 보니 정보에 승빈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연은 승빈이 그냥 나갈까 싶어서 지체 없이 메신저에 메시지를 썼다.


" 어디야? "

"...... "

" 나가지 마... 오빠 메신저 늦게 봤어. "

" 이메일도 어제 읽었고....'


" 어.. 지연아. 잘 지내? "

" 지금 어디냐고! " 지연은 대답도 않고 다급히 승빈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 나 지금 스타벅스 "

" 어디 스타벅스? 한국이야? "

" 아.. 아니 나 미국이지"


동료 사원들이 출근을 시작했는데 지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메신저를 이어갔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컴퓨터에서 눈을 못 떼는 지연을 보고 동료들은 인사를 건넬 분위기가 아님을 직감했기에 모두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 나 지금 회사야. 한국은 오전 8시 35분. 한국시간으로 저녁 7:30분에 다시 접속할 수 있어? "

" 지연아, 무슨 일있은데? 무슨 일 있는 거야?

지연은 무슨 일이 없다고 하면 승빈이 다시는 로그인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슨 일이 있다고 대답했다. 승빈은 한국시간으로 저녁 7시 30분에 다시 접속을 하겠느라고 했다.

지연은 그날 프리젠터이션을 자기가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몰랐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다 같이 회식이 있었지만 지연은 곧장 집으로 왔다. 본사에서 집까지 오느라 7시 30분이 될락 말락 했다. 지연은 겉옷과 가방을 짚어 던지고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메신저에 로그인을 했다.


' 커피중독 ' 은 로그인되어있었다. 지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승빈에게 말을 걸었다.


" 어... 나왔어."


" 그래, 무슨 일야? 무슨 일인데? 네게 무슨 일이 있다고 해서 내가 이 시간까지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데."


" ...... "

지연의 머릿속에는 너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이 차올라서 승빈에게 뭐라고 말을 해줄까 고민을 했다.


" 지연아, 무슨일이야? 내 메세지 보고 있어? "


" 오빠가 없잖아. 내가 지금 너무 힘든데 오빠가 없잖아. 이제 와 달라고 해도 와 줄 수없는 곳에 가있잖아 "


" 무슨소리야. 난 어디안가. 지금 여기 있잖아. 메신저에. 너랑 이야기도 하고. 그럼 별일은 없는거지? "


" 어떻게 사람이 그래? 왜 혼자 결정하고 혼자 기다리고 혼자 가버린거야? 이메일 말고 전화를 하지... "


" 어. 너 많이 피곤해 보이고 내가 전화하면 너무 화를 내길래.."


" 그럼 언제 한국에 들어와? "


" 한국? 말했잖아. 난 한국에 다시 돌아가지 않아"


" 아니, 한번은 와야지. 내 얼굴은 보고 다시 가."


" 너 답지 않게 왜그래...? 정말 무슨일 없어? "


" 바보야 또 내가 먼저 고백하게 만들꺼야? 빨리 한국에 와서 네가 먼저 말해줘 이번에는 ."


" ............ "


지연의 말에 승빈이는 가슴이 떨렸다. 다시 99학번 신입생 시절에 지연이를 보는 것만 같았다. 진한 핑크색 롱 점퍼에 화장하고 예쁜 핀을 꼽고 자기 소개를 하던 지연이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 다음 편에 계속 >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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