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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노을 Aug 30. 2023

이혼 가정 자녀의 배우자 선택 기준

엄마 아빠와 다른 사람을 찾았다.




술 안 먹는 사람, 목소리 크지 않은 사람
나의 말을 경청해 주는 사람






반면교사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돌보는 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 꼴 저 꼴 다 본 나는 독신까지는 아니어도 혼자 사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굳이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인가?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다들 결혼을 하기에 나도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이처럼 부모님의 결혼생활과 태도가 자녀에게 평생 가져갈 영향을 끼친다.



그냥 사귀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난 첫 연애부터 이 사람과 내가 결혼을 한다면 잘 살 수 있을까? 에 대해서 혼자 많이 생각했다.  어떤 점이 잘 맞고 어떤 점이 안 맞는지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씌어 단점이 안 보인다고 했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항상 마음 깊은 곳에 우리 엄마처럼 열렬히 사랑을 해도 결혼을 유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은 늘 나의 무의식 속에 아주 크게 존재했다. 그때마다 나는 콩깍지가 벗기기도 전에 보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사람과는 연애를 시작도 안 하는데 맞다고 생각했다. 나가 만약 결혼이라는 것을 한다면 적어도 3가지의 단점이 있는 사람과는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단점은 다 있기에 무결점인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 세 가지를 피하고 싶었다.






첫 번째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이어야 했다. 우리 아빠는 술을 먹지 않으면 법도 없이 살 것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술만 먹으면 다른 사람이 변했다. 아빠가 술을 먹은 것이 아니라 술이 아빠를 송두리째 짚어 삼킨 것 같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서 난 알았다. 술 먹고 하는 말이나 행동이 진짜 그 사람의 감정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빠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하고는 절대 결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 배우자 선택기준 첫 번째는 술을 못 먹는 남자였다.



두 번째 내가 결혼할 배우자를 선택할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목소리가 크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 이유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는 모두 목소리가 컸다. 사로 마찰이 생기면 목소리 더 큰 사람이 이기는 것처럼 악을 쓰고 싸웠다.  목소리가 크면 얼마나 크길래 예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큰소리만 나도 심장이 쿵쾅됐다. 그래서 아직도 티브이 볼륨을 아주 작게 하고 보거나 영화관에 가면 소리에 압도가 되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소리는 천둥 번개 보다도 더 크게 내 머릿속을 울렸다.



마지막 내가 결혼할 배우자를 선택할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다른 사람 말을 들어줄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그렇지 못했다. 듣기보다는 서로 자기주장이 강했던 것 같다. 늘 깃찻길처럼 다시는 만나고 해결하지 못할 사람들처럼 평행선만 달렸고 그때마다 나는 끔찍한 장면들을 목격해야 했다. 






그렇다 술 마시고 목소리 크고 경청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두가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모두 다 이혼한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부부싸움을 목격자인 아이는 커서 성인이 되어서도 나의 배우자를 고를 때 보고 자라왔던 것 중에서 가장 치명적이었던 결핍과 상처를 피해서 배우자를 찾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나는 적어도 술을 마시거나 목소리가 크거나 상대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다른 단점들은 내가 제일 기피했던 기준을 피했기에 나머지는 이해하고 산다. 나 또한 나의 배우자가 보았을 때는 단점이 많을 테니까... 






타인의 결점을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에게도 그런 결점이 있기 때문이다.


                                                              -쥬르 르나드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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