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는 아직 덜 익은 '풋사과'입니다
프롤로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5%에서 7%가 ADHD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약 3억 명 이상의 인구에 해당하는 숫자로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4년 사이 ADHD를 진단받은 소아 청소년만 8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813507456?OutUrl=naver
예전 80~90년대 시대보다 부모들의 학력이나 건강정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소아청소년 정신과를 방문하여 전문가에게 검사하는 빈도가 늘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ADHD에 대한 이야기들을 일상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관심과 ADHD 인구수에 비해 ADHD를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사회 시선과 인식 수준은 오해 편견 투성이입니다. ADHD를 12년째 키우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필터 없이 적어보겠습니다. ADHD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의 시작은 가정, 학교, 사회가 유기적으로 ADHD 아이들에 대해 올바르고 참된 정보를 아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자녀 한 명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전 짐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내가 낳은 아이는 한 명인데 마치 3~5명을 키우는 것처럼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모든 육아란 원래 힘든 것이라 생각하며 다른 엄마들처럼 열심히 모모를 키우는데 매진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면서부터 모모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은 더욱더 부각되었습니다. 엄마의 직감과 촉은 몇 년 후에 내 아이의 ADHD 진단을 받고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알게 되었죠.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내 사랑하는 자녀가 ADHD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내 자식에 대한 결함을 인정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또 다른 몇 년이 필요했습니다. 우리 가족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습니다.
ADHD 아이들은 사고뭉치 골치 덩어리가 아닙니다. 대뇌 발달이 지연되어 아직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과일에 표현해 보자면 아직 덜 익은 풋사과인 것입니다. 덜 익은 사과는 더 익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익기도 전에 못난이 사과로 분리가 되어 비러 진다면 ADHD 아이들은 대뇌발달이 끝나기도 전에 많은 오해와 상처들로 자존감 잃게 되어 2~3차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아이들과 함께 ADHD 극복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ADHD 아이를 키우며 직면한 과제와 고민을 함께 이해하고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이것은 어려운 여정일 수 있지만, ADHD 자녀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이해하는 부모와 사회 구성원들이 있는 한 , 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특별하고 멋진 존재로 저마다의 빛깔로 커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ADHD: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어감에 압도되지 말고 사회적 편견과 오해에 속에서 나의 소중한 아이를 지켜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대한 미국에 살아가는 부모로서 조금은 다르고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현실을 직시하며, 우리 아이들이 사회 속 지지를 받으며 멋진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모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합니다. 가정은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자랄 수 있도록 양육하고 키워내는 첫 번째 장소입니다. 부모들은 ADHD를 가진 아이들의 특별함과 다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저와는 너무나 다른 아들의 양육이 버겁고 일상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DHD 아이에 대해 공부하고 부모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ADHD가 있는 내 아이의 독특한 특성들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측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키우고 대뇌 발달이 다 발달된 시점에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와 두 손을 꼭 잡고 노력할 저와 또 다른 모모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2024년 5월 5일 맘러브스유 씀.
이미지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