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방해꾼

연인들의 싸움의 원인

by 이도연 꽃노을







이상한 소문




새 학기가 2학기가 끝나기 전에 1학년과 2학년들은 강원도로 MT를 떠났다. 인원이 100명 가까이 가기에 숙소를 통째로 빌리게 됐다. 도착하니 펜션 앞에는 굵은 돌이 깔려 있고 옆으로는 계곡이 흘렀다. 학교에 전통처럼 가는 MT였기에 열외자는 거의 없었다. 지연과 승빈도 참여했다.


숙소에 도착한 학생들은 각자 자기 이름이 쓰여있는 방에 짐을 풀고 밖으로 모였다. 남자가 많은 과였기에 족구를 할 편을 정했다. 여학생이 4분의 1 밖에 되지 않기에 두 팀에 공정하게 여학생이 배정됐다. 족구를 많이 해본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했지만 여자들은 공이 오는 것도 무서웠다. 승빈과 지연은 같은 팀이 되었고 2학년인 K선배는 상대팀이 되었다. 족구를 시작하고 20분쯤 지날 무렵 상대편 공은 지연의 쪽으로 날아왔고 지연은 달려가서 공을 찼다. 그런데 자갈돌이 삐끗하고 넘어졌다. 창피해서 얼른 일어서려 했으나 지연의 발목은 너무 아팠다. 일어나서 걸어 나가려 할 때 주저앉고 말았다. 남은 동기들과 선배들이 족구를 할 수 있게 밖으로 나오려고 애쓸 때 K선배는 성큼성큼 다가와서 지연을 보쌈하듯 어깨에 들쳐 매고 나갔다. 그것을 본 학생들은 "워~~~ 사귀어라! 멋있다. 잘 어울린다." 함성을 질러댔다. 지연은 K선배 어깨에 매달려 가면서 내려달라고 소리쳤다. 펜션 뒤쪽 뜰에 배치된 야외 벤치 의자에 나를 앉혔다.


같은 시간 승빈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 왜 내 여자친구를 저 사람이 둘러업고 나간단 말인가? ' 승빈과 지연의 절친은 펜션 뒤에 쫓아왔다.


" 됐어. 올 거 없어. 내가 지연이 시내에 있는 병원에 데리고 갈게 "

" 선... 선배 전 괜찮아요." 지연은 승빈의 눈치를 살폈다.


승빈은 화가 난다는 듯 다시 족구를 하던 곳을 향해 뒤돌아 갔다. 절친도 선배한테 부탁한다면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고 희미하게 족구게임을 재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승빈과 지연의 절친이 사라지자 지연은 K선배를 향해 화를 냈다.


" 선배가 왜 나를 들쳐 없고 오세요? 아무 사이도 아닌데 다른 애들이 오해하잖아요. 분위기도 이상하게 만들고... 선배는 내가 남자 친구 있다는 말이 그렇게 우습게 들리세요? 아무리 선배라 이건 아닌 것 같아요"


" 일단 다친 거 치료하고 혼내. "

그러면서 이번엔 지연을 등에 억지로 업히고 신발을 손에 들고 자기 차로 향했다. 지연의 귓가에 MT를 참여한 학생들의 수근 거림이 선명하게 들렸다.


" 뭐야? 저 둘이 사귀는 사이 아냐?

" 야. 저 선배 우리한테는 엄청 깐깐하고 무섭게 굴더니 지연이 한테는 왜 저러는 거야? "

" 지연이 우리 몰래 CC였나 봐 "


지연은 K선배들을 밀치고 내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K는 운전자 옆좌석에 앉히더니 안전벨트를 지연에 착용시키고 운전자 석으로 갔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승빈과 몇몇 동기들이 지연과 K가 타고 떠나는 차를 바라본다. 지연은 핸드폰을 꺼내 승빈에게 문자를 보낸다.


' 나중에 설명 다할게. 오빠가 상상하는 그런 거 아냐. 나도 이 선배가 나한테 왜 이러는지 몰라. K선배 혼자서 이러는 거라고...'

' 화났어? 지금 병원이야. 치료받고 금방 갈게. ' 몇 차례 문자를 보내도 승빈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럴수록 지연은 불안했다. 지연은 승빈 생각에 치료도 받는 둥 마는 둥 했다. 결국 지연은 발목에 금이 가서 깁스를 해야 했다. 의사 선생님의 치료가 끝나자 K선배는 2학년 과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지연이가 발목에 금이 갔어. 아무래도 지연이랑 지금 서울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지연이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 내 가방이랑 지연이 물건 좀 챙겨줘."

지연은 K의 전화내용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K의 행동은 너무 즉흥적이고 너무 강압적이기도 했다.

" 선배는 왜 맨날 선배 마음대로 해요? 제 말은 안 들려요? 제가 싫다잖아요. "

그러자 갑자기 K의 얼굴이 지연의 얼굴에 다가왔고, 지연은 너무 놀라 말을 멈췄다. 그러나 K는 안전벨트를 매어주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서울로 돌아오는 3시간 동안 차 안의 분위기는 정말 애매했다. 말도 별로 없고 지연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제 멋대로인 K가 무섭게 느껴지도 했다. 그래서 서울에 도착할 동안 K의 신경을 건들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서울에 도착을 했다. 지연의 자취방에 데려다주고 K선배는 돌아갔다.










금이 간 신뢰




지연은 서울에 도착해서 여러 번 승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승빈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수업에 갔으나 승빈은 지연의 인사도 받지 않았다. 어쩔 줄 몰라서 승빈에게 지연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승빈의 반응은 싸늘했고 승빈이 지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 수업 끝나고 대학로 M카페에서 3시까지 만나. '

그렇게 지연은 수업 내용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수업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지연은 M카페로 갔다. 카페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자 한쪽 구석 자리에 승빈이 먼저 와서 앉아있었다. 지연은 승빈은 마주 보고 앉았다. 지연은 야간작업을 학교에서 할 때 우연히 베란다에서 K선배와 만난 이야기부터 MT날 집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최대한 자세히 설명을 했다. 승빈은 아무런 대답 없이 지연의 말을 들었다. 지연의 설명이 다 끝나자 승빈은 질문했다.


" 난 너의 마음이 중요해. 넌 진짜 1도 관심이 없는 거 확실해? "

지연은 승빈이 지연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 같아서 속상했지만 처음부터 솔직히 털어놓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러자 승빈은 계산을 하고 지연을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렇게 지연과 승빈은 헤어졌다.


밤 11시 30분쯤 지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승빈이었다.

" 어. 나야. 집 앞이야. 잠깐 나올래? "

" 집 앞이라고 나갈게 잠깐만 기다려."

지연은 외투를 걸치고 집 앞에 나가보니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승빈을 보았다. 승빈에게 다가가서 부축을 하니 승빈이 지연에게 안기며 말했다.

" 이제 내가 다 해결했어. 너 혼자 힘들었겠네... 나한테 이야기하지."

" 뭘 해결했다는 거야? "

" 내가 K선배 만나서 술 한잔 했어. "

" 뭐? 오빠가 K선배를 왜 만나? "

" K에게 내가 너 남자친구라고 말했어. 그리고 둘이 술 마셨어."

" 먹지도 못하는 술은... 오빠 술 취한 거 처음 본다."

" 선배가 너한테 잘하래. 잘 안 하면 자기에게도 기회가 있다나 뭐라나... "

그렇게 괴로운 듯 승빈은 취해서 몇 마디 뱉고 지연의 집 앞 골목에 주저앉았다. 지연은 주나를 불러 지연이네 집 소파에 승빈을 눕혔다. 3~4시간이 지나고 새벽이 되어서야 승빈은 정신을 차렸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연은 승빈에게 미리 의논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K 선배의 제멋대로 행동은 어느 정도 멈췄지만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지연을 대했다. 그러나 지연과 승빈은 K와의 대면이 껄끄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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