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예고 없이 온다
서로 안 보고 살 수 있는 연인?
지연의 핸드폰이 울린다. 늘 그렇듯 지연의 엄마였다. 지연이 서울에서 혼자 생활을 하고 있기에 지연의 엄마는 지연에게 하루에 12번쯤은 통화를 한다.
" 지연아, 어디야? "
" 어, 나 학교지,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학생식당에 있어."
" 왜?'
" 어. 너 이번 학기 끝나면 휴학 좀 해야 할 것 같아..."
" 무슨 말이야 엄마, 잘 다니는 학교를 유학하라니?"
" 아.... 그게 우리 아빠가 있는 페루로 가야 할 것 같아. 일 년 정도 휴학하고 언어 연수 한다고 생각하고 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 " 뚜뚜뚜...
전화는 그렇게 끊어지자 지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의논도 없이 예고도 없이 언어 연수를 하러 가다니... 지연은 맞은편에서 열심히 돈가스를 먹고 있는 승빈의 얼굴을 얼핏 보았다. 승빈은 자신이 좋아하는 돈가스가 나와서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돈가스와 같이 나온 피클까지 와그작와그작 씹고 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지연이 엄마랑 통화하면서 당황해했던 기색을 보지 못한 것인지 승빈은 지연의 식판과 자신의 식판을 들고 식판 반납구로 갔다.
지연과 승빈은 전공 수업뿐만 아니라 교양 수업도 같았다. 지연은 안 되겠다 싶어서 교양 수업을 가려는 승빈의 손을 잡고 학생관 벤치에 앉았다. 학생들이 수다를 떠느라 시끌벅적했다. 그러나 지연의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승빈에게 2달 정도 남은 학기가 끝나면 어학연수로 페루로 간다고 말을 해야 할지 답답했다.
" 오빠 오늘 우리 교양 듣지 말고 대학로 갈까? "
" 어? 웬일이야? 너 땡땡이 같은 거 안치잖어. 수업시간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세상이 무너진 듯 큰일 난 아이처럼 굴더니 웬일이야?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
"........... " 지연은 말없이 승빈의 손을 잡고 교문 밖으로 나갔다. 곧 장 버스 정류장에서 222번을 타고 대학로로 행했다.
지연은 승빈을 데리고 젤 뒷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날 왠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승빈은 지연의 표정에 드리운 슬픔을 감지했는지 지연의 얼굴을 돌려 눈을 보았다.
" 뭐야, 무섭게.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뭔 일 있어? "
"........... " 눈치도 없는 눈물은 지연의 뺨을 타고 흘렀다.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는 지연의 보고 승빈은 당황했다. 하지만 조용히 지연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도록 기다렸다. 그러는 사이 버스는 대학로에 도착했고 지연은 말없이 승빈의 손을 잡고 햄버거 집으로 갔다. 그렇다 바로 그 유명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다. 승빈이 지연을 불러 놓고 혼자 앉아서 햄버거를 먹었던 그 장소이다. 흑역사라면서 대학로에 들렀을 때도 그 햄버거 앞에 길로는 걸어가지 않을 정도로 지연은 그 햄버거 가게를 싫어했는데 지연은 그 장소로 승빈을 이끌었다. 자리에 앉아 지연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나. 이번 학기 끝나고 어학연수 가."
" 어학연수? 그런 말 없었잖아."
" 어. 아까 엄마랑 통화했는데 1년 휴학하고 아빠가 일하고 계신 페루에 가자고 하셔서..."
" 어.. 그래? 근데 왜 울어? 어학연수 하고 오면 되지 "
" 오빤 안 슬퍼? 나 1년씩이나 안 보고 살 수 있어? "
" 응 난 살 수 있어. 다시 돌아올 거 아니까. 꼭 안 돌아 올 애처럼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이랑 같이 있을 건데 내가 걱정할 이유가 없지. 보고 싶긴 하겠지만 1년 정도 헤어져 있다 보면 우리가 얼마나 돈독한지 사랑한 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전화도 있고 이메일도 있고.... "
" 난 1년이 너무 길 것 같아서. 그리고 오빠 마음이 변해 버리면 어떻게?"
" 하하하 " 승빈은 그런 지연이 더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하지만 지연은 웃음이 나지 않았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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