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tosha: 산토샤> 불만족스러운 몸과 마음에 감사하는 연습
요가 지도자 과정 3주 차. 이번 주 과제는 나의 만족 또는 불만족과 관련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내가 고른 주제는 ‘조금만 아파도 약을 먹는 습관을 끊기’.
이건 단순한 건강 습관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오랜 불만족과 깊이 연결돼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하고 예민했다.
두통, 위장 문제, 아토피, 비염, 기관지염… 잔병치레가 끊이질 않았다.
초등학생 때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 때문에 결석했고 중학생이 되어서도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감각도 예민한 편이라 소음에 민감해 귀마개 없이는 잠들지 못했고, 빛이 조금만 들어와도 뒤척이기 일쑤였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두통, 비염, 눈 따가움, 목 통증이 한꺼번에 밀려와 마스크는 필수였다.
여행이라도 가면 첫날은 꼭 두통으로 시작했고, 낯선 침구에선 피부가 뒤집어졌다.
나는 이런 나 자신이 못마땅했다.
‘왜 이렇게 약하게 태어났을까? 조금만 더 건강했더라면 인생이 훨씬 덜 고단했을 텐데.’
그런 생각을 자주 했고, 나도 모르게 내 몸을 탓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늘 약을 달고 산다.
감기 기운이 느껴지면 무조건 타이레놀부터 챙긴다.
크게 아프지 않아도, 그냥 불안하니까.
이게 정말 ‘만족’일까? 아니면 그냥 잠깐의 안도감일까?
약뿐 아니라 매일 유산균, 마그네슘, 비타민, 애플사이다 식초까지 섭취하고, 체력을 키우겠다고 20대 초반부터 헬스와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요가도 ‘건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따라 하며 입문했다.
그렇게 애써도 몸이 아프면 억울하고 속상했다. 때로는 그 감정이 눈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아, 왜 또 아파? 이렇게 관리하는데도? 대체 언제쯤 안 아픈 거야?’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아프고, 제일 힘들고, 제일 불쌍한 사람 같았다.
과제를 하던 그 주, 생리 전 증후군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고, 공기도 탁했다.
약까지 참아보려 하니 우울감이 밀려왔다.
소화제라도 먹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지만, ‘약 없이 일주일 버티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남자친구는 아파도 약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하던데…
‘다들 괜찮아 하는데 먼지 많다고 나만 또 마스크 쓰고 다니네? 왜 나만 이렇게 예민하고 유난일까?’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수업 시간, 각자 실천 중인 야마·니야마를 나누며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섭식장애, 만성 불면증, 자존감 문제, 인간관계에서 오는 우울증…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내가 단 한 번도 경험하거나 상상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그제야 알게 됐다.
나는 지금껏 내 몸과 마음에 제대로 감사한 적이 없었다는 걸.
건강한 두 다리, 맑은 시력, 움직이는 손과 발, 멀쩡한 장기들, 그리고 나름 균형 잡힌 정신.
어떤 면에서는, 나는 꽤 건강한 사람이었다.
며칠 전, 날씨가 더워지며 피부에 발진이 올라왔을 때, 예전 같았으면 억울하고 속상해 울고 싶었겠지만, 이번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그럴 수 있지. 날이 더우니까 피부가 예민해졌을 수도 있어. 잘 관리하면 곧 괜찮아질 거야.’
요즘 내가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럴 수 있지.’
이제는 아픈 나를 다그치지 않으려 한다.
조금 서툴고 예민한 나를, 어린아이처럼 다정하게 토닥여주려 한다.
이렇게 태어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늘 다시 회복해 주는 내 몸에 고마워하며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