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요가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
2025년 4월,
드디어 요가 지도자 과정을 마쳤다.
200시간, 주말을 몽땅 바친 두 달간의 여정이었다.
길다면 길고, 인생 전체로 보면 아주 짧을 수도 있는 시간.
8명의 도반 선생님들과 함께 프로필 사진도 찍고, 점심도 먹고,
웃음 가득한 수료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그동안 수료 과정을 함께한 요가원에서
60분 빈야사 요가 오픈 클래스를 무사히 마쳤다.
멀리서 달려와준 소중한 지인들과 도반 선생님들 덕분에
더없이 감사하고 따뜻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수료한 요가원에서 ‘선생님’으로서의 티칭은
마침표를 찍게 되었지만,
‘학생’으로서는 앞으로도 최소 3개월은 수련 예정이다.
오픈 클래스 전, SNS 홍보를 위해 원장님께서 간단한 멘트를 부탁하셨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요가를 왜 시작했더라?”
처음엔 단순했다.
건강해지고 싶었다.
근육을 만들고 싶었고, 체력을 키우고 싶었다.
그러니까 오직 몸으로 접근한 요가였다.
유연하면 잘하는 줄 알았고,
힘으로 동작을 버티는게 실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도자 과정을 통해 요가를 깊이 배우면서 알게 됐다.
요가는 그저 동작만의 세계가 아니었다.
매트 위에서 솟구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
요동치는 마음을 마주하고 다스려가는 과정이라는 걸.
매트 위에 선 ‘나’에게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그 안에서 내면의 단단함을 발견해가는 것.
그게 내가 요가를 계속하게 되는 진짜 이유가 됐다.
생각해보면,
학교에 들어가 책가방을 메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과연 나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을까?
나는 어떤 걸 잘하는 사람인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인지.
누구보다 나를 채찍질하며,
서둘러 달리기만 하던 시간 속에서
잠깐이라도 멈춰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었던가.
매트를 펴고 두 발을 디디는 것조차
무섭고 버거웠던 순간도 있었다.
요가를 오래 해도, 잘하든 못하든
누구나 그런 날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매트에 오르게 되는 건,
그 시간만큼은 나에 대한 잣대도, 평가도, 구부정한 시선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런 시간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가 수업에서만큼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다정하고 솔직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누구나 누려봤으면 좋겠다고.
또 한 가지,
요가에 점점 빠져들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요가를 잘한다는 건,
결국 멋진 아사나를 완벽하게 해내는 게 아니라는 것.
내 안의 요동치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 감정을 토닥이며,
부족한 자신을 미소 지으며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삶을 단단한 내면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옆 사람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는 사람.
진짜 요기(Yogi)는
어쩌면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가를 수련해본 적이 없어도,
어쩌면 요가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누군가가
더 요가인답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여전히 멋진 아사나를 해내는 선생님들을
부러움 반, 존경 반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이제는 안다.
아사나는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닌,
그 다음 단계-프라나야마(호흡), 프라티야하라(감각 조절),
다라나(집중), 디야나(명상), 사마디(삼매)-로 이어지는
‘도구’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도 이걸 깨닫게 된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수료식 날,
작은 선물을 준비한 나에게
빈야사 지도 선생님께서 따로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선생님이 과정을 하며 밝아지고 웃는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요가의 힘이지 생각하며 뿌듯했어요.
선생님은 열정과 깊이를 갖고 지혜롭게 요가 여정을 이어갈 것 같아요.
티쳐로서도요.
초심을 잃지 않고, 강인하고 부드러운 요기니의 길을 걷기 바랍니다.
잘 할 거예요!
See you again on the mat ”
요가를 오래 가르치다 보면,
지금의 이 초심이 흐릿해지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이 글을 다시 읽으며
내가 왜 요가를 시작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걷고 싶은지를 되새기려 한다.
학생으로서의 배움과 열정을 놓지 않고,
티처로서도 ‘강인하고 부드러운’ 요기니로 살아가기.
그게 지금,
내가 마음속에 조용히 새기고 있는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