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속에서 찾는 안정

첫 번째 brunch를 시작하기 전에......

by 김초하




8월의 마지막 주,
모두싸인이 도착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다시 출근이다.

프리랜서로 살게 된 지 이제 3년 남짓, 몇 번의 크고 작은 계약을 하며 이미 익숙한 모두싸인.

계약도 정말 쉽고 편하게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정해진 규칙, 일정한 패턴을 편안히 여기는 줄로만 알았다. 직장을 그만두면 평생 불안할 줄 알았다.

퇴사 후 또 직장을 찾아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잘 맞지 않는 직종과 쉽지 않은 인간관계 속에서 이것이 어른의 삶이지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내야 되는 줄 알았다. 하루하루 버티고 더는 못하겠다고 느낄 때쯤 입금되는 급여와, 버틴 만큼 쌓여가는 퇴직금을 위안 삼으며 사는 삶이 세상 전부인 줄로 알았다.

자주 바뀌는 직업이, 자꾸 하는 구직이 불성실한 삶의 증거라고 배웠으니까.


그런데

짧게는 하루 한 번 길게는 여러 달 짧은 계약으로 일정기간 안에 반드시 끝이 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관계를 깊게 맺지 않고 주어진 일들만을 때로는 함께 수행하고 웃으며 헤어지는 인간관계. 필요할 때 다시 만나고 때로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 관계. 오직 나의 능력으로 성장하는 직군. 프리랜서


프리랜서의 삶을 알게 되면서 불안정속에서 찾는 안정감을 알게 되었다.

버티는 삶이 아닌 노력하고 다시 시작되는 삶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직군.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쉬고 치열하게 배우는 프리랜서의 삶이

결코 불안하지도 불성실하지도 않음을 알게 된 요즘,

나는 조금 행복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