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맘은 나쁜 엄마일까?

엄마도 전문직이다(9)

by 로라킴

이수지는 천재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을 낮게 보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는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코미디언이나 배우를 (잘)하려면 머리가 정말 좋아야 한다.


이수지야, 예전 개그콘서트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보이스피싱 연기 때부터 능력자임이 드러났지만 최근에는 단지 캐릭터를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 현상까지 비꼬면서 큰 화제와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대치맘도 아니고, 그러므로 그들이 몽끌레르를 입고 샤넬, 고야드 백을 즐겨 들며 차 안에서 식사를 하는지 제이미맘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래서 이수지 연기에 환호하는 이들이 느끼는, 그러니까 "강남 엄마들, 나대더니만 꼴좋다!"와 같은 시원함보다는 "진짜 저래? 애들 이름을 영어로 부른다고?" 라며 생경해 한 쪽이다.


제이미맘이 화제가 되면서 몽끌레르를 당근에 내놓는 강남 엄마들이 많아지고 브랜드 매출마저 떨어진다는 뉴스를 봤다. 정말 그런지, 팩트체크(수치로 증명한) 된 기사는 하나도 없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카더라'를 옮겨 적은 기사들 뿐이라 믿기는 어렵다.


제이미맘이 뜨면서 이때다, 싶은 '강남엄마 잡아먹기'가 시작됐다. KBS에서는 소위 강남의 7세 고시에 대한 다큐를 내보냈고 신문사, 인터넷언론에도 관련한 기사들이 이어졌다. 기사마다 댓글창에는 아동학대,라는 단어가 메워진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 과연 대치맘은 그렇게 나쁜가?

어린아이를 위해 매달 수백의 교육비를 쓴다는 게 그렇게 욕먹을 일인가?

물론 나는 그럴 만한 돈도 없거니와, 돈이 있다 해도 그들처럼 교육에 열성을 쏟을 부지런함과 에너지가 없다.


하지만 나와 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해서, 그것을 조롱하고 비난할 이유는 없지 않나. 나도 하고 싶지만 못해서 배 아픈 게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강남에 사는 엄마들 중 7세 고시에 목숨을 거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모든 엄마들이 제이미맘 같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학교를 마치면 놀이터에서 노느라 해 지는지 몰랐던 게 당연했다. 유치원도 모든 애들이 다니는 건 아니었고, 유치원 없이 바로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영어 유치원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한다. 지도 대신 휴대폰으로 길을 찾고, 로봇 청소기가 방구석구석을 닦는 시대를 감히 누가 상상했을까. 세상이 변하는 건 기술만이 아니다. 나라가 잘 살게 되면서 빈부격차도 커졌다. 물질 만능 주의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물질이 만능이면 안되나?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건, 돈이 많지 않은 나로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을 나쁘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돈이 많으면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서비스를 누리고, 좋은 교육을 받는다. 그것을 피할 방법은 없는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미워하는 건 적당히 하면 좋겠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대치맘도 강남맘도 각자 자신의 소신이 있고 그에 맞게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제이미맘은 그냥 웃고 넘기자. 그걸로 특정 동네를, 거기에 사는 모든 엄마들을 싸잡아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도맘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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