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만큼 교사 인성도 중하다

엄마도 전문직이다(11)

by 로라킴

스레드앱을 지웠다. 한동안 재미있었다. 남의 개인사, 단지 보여주기 위한 자랑이 아닌, 솔직한 고민과 스토리를 보는 게 좋았다. 이런 일도 겪을 수 있구나, 공감도 하고 위로의 댓글도 달았다.


그런데 요즘, 스레드는 변했다. 고민의 대부분은 험담으로 채워진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은 없고 그저 상대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봤고 때문에 견딜 수 없이 짜증이난 다는 내용들 뿐이다. 합리적인 근거나 논리도 없다. 그냥 다 나는 잘했고 상대는 나쁘다.


결정적으로 앱을 지운 건 한 교사의 글 덕분(?)이다. 요약하면, 글쓴이는 초등교사인데 아이가 등교를 하지 않아 아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는 중이라 했고, 교사는 그런 상황이라면 미리 연락을 주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 엄마는 교사의 번호를 몰랐다 했고, 교사는 학기 초에 알려주었음을 알리며 다음부터는 등교를 못 하거나 지각을 할 때 연락을 달라 했단다. 글쓴이(교사)는 학부모의 말투가 예의 없었으며, 진료 후 아이를 데리고 등교하며 자신을 '째려보았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그래서 아이까지 미워 보인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지었다.


댓글은 대체로 매너 없는 학부모를 향한 질타와 글쓴이를 위로하는 내용이었는데 간간이 교사로서 이 같은 글을 올리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내용도 보였다. 글쓴이는 그런 댓글에 격양된 어조로, 교사 역시 사회인이며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인데, 이게 왜 잘못이냐고 맞섰다.


요즘 무너진 교권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많다. 체벌이 사라지고 학생인권이 중요해지면서 교사가 아이들을 물리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학부모들 역시 예전만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크지 않은 것 같고, 가끔 도를 넘는 학부모들에 대한 뉴스도 등장한다.


내가 교사의 스레드 글을 보며 불편함을 느낀 것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무게'에 기인한다. 그러니까 교사는 그저 '사회인' 일 뿐 아니라 '선생님' 즉, 스승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그저 사회인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존경받기를 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돈을 받고 일하는 직장인일 뿐이라면, 아파서 등교를 못 하는 아이 엄마가 '예의 바르지 않게' 전화를 받았다 해서 그토록 격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글쓴이가 기분이 상한 이유의 저변에는 '나는 교사인데, 학부모는 나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대해야 한다.'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게 아닌지, 조심스레 짐작한다.


게다가 학부모의 태도 때문에 아이까지 미워 보인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일 의사가 환자 보호자의 태도 때문에 환자까지 미워 보인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다면 어떨까.


교사나 의사, 판사나 경찰 같은 공직의 성격을 띠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직업인으로서의 능력, 그 이상의 도덕적 책임을 기대한다. 그것이 종교인의 그것에 이를 정도로 숭고하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나, 단지 돈을 받은 만큼 일하는 정도의 것은 넘어선 만큼의 마음씀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판사나 스승 앞에 존경하는 이라는 수식을 자연스레 다는 것이다.


교사의 권리, 물론 중요하다. 그것을 하찮게 여기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교사 역시,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무게를 느끼고 보다 넓은 마음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했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레 적는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10화애순이 같은 엄마는 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