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 아사나

평화로운 상태로 만든다.

by 작연


똑바로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허리를 세워 잡고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린다.
그대로 머리 위로 다리를 넘긴다.
등 뒤로 손을 모아 잡는다.
그렇게 호흡을 한다.

하나, 둘, 셋, 넷…, 삼십.
후, 하,
호흡이 길어질수록 고통과 짜증은 더해진다.
가빠진 숨과 고통은 그날의 고된 하루를 대변한다.
힘이 들면 들수록 더 깊게 숨을 내쉬어야 했다.
등은 찢어질 것 같고 목은 부러질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두려움과 착각이다.
삼십일, 삼십이, 삼십삼…, 오십.
거꾸러진 무릎은 점점 바닥에 닿고
거친 호흡도 점점 편안해진다.
그럼 이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
손바닥을 머리 옆으로 짚어본다.
그렇게 넘어간다.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
머리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 맑다. 맑아진 기분이 좋다.

처음 굴렀을 때를 돌이켜본다.
'목이 돌아갈지도 몰라.' 두려움은 최고치가 되었고 고통은 무서움으로 가려졌다.
'아니야. 이거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이 든 순간.
순간이었다. 편안하게 풀어진 몸은 머릿속을 비웃듯 자연스럽게 굴러갔다.

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머리가 만들어낸 착각이다.
한 번 구르고 나니 그다음은 훨씬 쉽기 마련이다.
집중한 호흡과 고통은 생각을 없앤다.
점점 착각도, 두려움도, 고통도 하나하나 없어졌다.
이 작은 행동이 나를 평화로운 상태로 만든다.



잠을 자지 못한 지가 꽤 되었다.
아니, 잠을 잤지만 자지 않은 것이라 하였다.
알아채지 못한 수많은 시간 동안 수면장애를 앓고 있었다.
꿈속에서조차 몸은 회사에 있었다.
일을 하고, 말을 하고, 민원인과 싸웠다.
실제로 그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내뱉는다.
실제론 싸우지 못했던 그 사람과 마주했다.
실제론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
실제론 떨리는 몸을 붙잡고 처리해야 했던 업무들.


악,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면 지금 있는 이 공간이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이 공간이 그곳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도 이내 마음은 편해지지 않는다.
누가 등에 불을 질러 놓은 걸까.
마치 등 전체가 불에 데일 것 같은 고통에 휩싸인다.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잠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것 또한 내 머리가 만들어낸 착각이다.
인정해야 한다.

오늘도 몸을 둥글게 쟁기를 만든다.
그리고 거꾸로 회전한다.
무너질 것만 같았던 마음이 거꾸로 돌아본 세상에선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렇게 평화롭기를 내일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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