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수많은 캐릭터 중에 저 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겠지만, 80~90년대에는 둘리, 2000년대 이후로는 뽀로로를 대표 캐릭터로 꼽는데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80년대 초반, 만화로 처음 세상에 나왔던 둘리는 40년 이상 세월이 흐르며 과거의 위상은 찾기 힘들어졌다. 반면, 뽀로로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영유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첫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을까?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 해당 캐릭터와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둘리는 그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열악한 시스템과 환경, 여러 이해관계가 맞지 않은 여건 속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관리의 중요성은 캐릭터와 콘텐츠에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해당되는 영역이다. 의미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그것을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나’ 자신의 상품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도태되지 않고, 상품으로써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여러 유명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쓴 작가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애니메이션에서 벗어나 다양한 글을 쓰며 더 발전하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나를 더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내 생각이나 경험담을 담담히 담을 수 있는 본 에세이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로서, 둘리는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일, 둘리가 지금까지 사랑받으며 꾸준히 콘텐츠가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일본의 도라에몽이나 짱구에 뒤지지 않는 역사적 국민 캐릭터로, 우리에게 자부심을 더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둘리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영광의 기회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사랑스러웠던 둘리, 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