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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olli Oct 30. 2022

프롤로그

매일 출근하는 일상이 지겨웠다. 그래서 항상 배낭을 메고 먼 곳으로 떠나려 했지만 월급이라는 달콤함과 안정감이라는 유혹은 결국 나를 돌아오게 만들었다. 유목민의 삶을 배우기 위해 고비 사막으로 향했으나 결국 돌아와서 회사 책상 앞에 앉았고, 수행자의 삶을 엿보기 위해 인도에 갔으나, 또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티베트는 달랐다. 무엇이 달랐는지 정확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강한 인연의 힘이 나를 이곳에 눌러 앉힌 것이라고... 게다가 내 사주에는 역마살이 있다고 했다. 


자유롭게 살겠다고 찾아온 곳은 차마고도로 유명한 윈난성 리장. 위로는 티베트, 아래로는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 국경이 있는 중국의 작은 소도시이다. 만년 설산 아래서 현지 소수민족을 만나고, 매일 새로운 일들을 기획했다.


하지만 원하던 삶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계획했던 일들이 다 망가지면서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너무 행복해서 날아갈 듯한 경험도 했지만, 심한 무력감과 우울을 겪을 때도 있었다. 나이는 어느새 반백살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호기심 많은 성격 덕분에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10개가 넘는 직업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 객잔 및 게스트하우스 운영, 한국 식당, 카페, 화장품 샵, 한국어 강사, 산악잡지 기자, 투어 가이드, 방송 코디네이터, 중국 관련 컨설팅, 온라인 유통업, 마케터, 유튜버,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런치 작가.

 

이렇게 여러 개의 직업을 전전하다가 코로나 시국까지 겪으면서, 예전에는 직접 삶의 터전을 바꾸며 이동하는 아날로그 유목민을 꿈꿨다면 이제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유목민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러니까 이 브런치 북은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이 퇴사 후 낯선 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다가 이제는 등산 배낭과 노트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새 시대의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가 된 이야기.

궁금한거 너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싫증도 잘내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


1. 아싸, 퇴사했습니다

2. 와우, 차마고도로 왔어요

3. 흐흑, 사업에 다 실패했어요

4. 룰루랄라,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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