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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쓴 지 3년남짓이지만
난 꿈이 있다.

by 지담

처음이다. 이런 감정은.

막막하고 답답하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몰라서,

그냥 저냥 손대야 할 그것이 내게 오기만 기다리며,

이미 손댔던 것들만 만지작거리며,

그 것들에서 무언가 발견되기를,

발견이 날 찾아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심정.


지금,

나는 벽에 부딪혀 길을 헤매고

나의 언어는 '한계'가 흘리는 땀에 절었다.


소모가 아니라 '소진되었음'을 인정한다.


프리미엄 썸네일(작은) (57).png


써야 할 소재나 주제는 넘쳐 나지만

지금처럼은 쓰고 싶지 않은 욕구가 '발생됐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언어를 찾아야 할 욕구가 '발동했고'

(하나의 욕구는 다른 욕구를 자체발동시킨다.)

그래서,

내 글이 다른 차원으로 '발아'하길 바란다.


나는 3년을 넘겨 매일 글을 써온 사람인데,

마치 '오늘 처음 글을 쓰는 사람'처럼

지금 막막하다.


나는 꿈이 있다.

'작가'라는 호칭은 여전히 민망하고 가렵고

마치 남자옷을 걸친 듯 헐렁한 공간이 어색하지만,

나는

'작가답게' 쓰고 싶고

'작가로서' 살고 싶고

'작가로' 성공하고 싶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남고 싶고,

결국엔,

'작가여야만' 쓸 수 있는 책을 남기고 죽고 싶다.


이제 겨우 글을 쓴 지 3년 남짓이지만,

내가 글로 얻고자 하는 꿈은 허황하고 장황하다.

꿈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논리로서 이해한 나라서,

아이 둘을 꿈 하나로 세계 명문대에 보낸 나라서,

허황된 허상이 망상이 아닌 실상이 되는 이치 또한 간파한 나라서,

욕구를 이루는 '방법'은 '지금의 나'가 아닌, 욕구 자체에 담겨 온다는 것도 이미 아는 나라서,


그래서 너무 잘 안다.

이 막막한 현실은 허상이 실상이 되는 과정 속에 탑재된,

무조건 지나야 하는 수순인 것을.


안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하나의 문장에 깊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문장과 문장에 리듬이 살아 있고,

문단과 문단의 템포가 변화되며,

기(起)와 결(結)이 다시 자연스레 인과로 이어지는 글을 쓰고 싶다.


묘사는 섬세하게

이치는 단호하게

비유는 독특하게

인용은 단단하게

주장은 공감과 논리로

설득은 진실과 원리로

서술은 흐름과 몰입으로


그래서,

글의 전개는 흐르되 필연으로 귀결되게,

글의 결론은 닫을 땐 당당히, 열 때엔 여백을 충분히,

글의 리듬은 감정을 움직이되 글전체를 끌고갈 힘으로,

글의 서사는 결국 나의 삶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글을 배운 적도 없고 유투브 강의 하나 들은 게 없어

빈약한 나의 필력이지만,


나는 읽고 쓰기의 반복으로 나만의 글을 써내려가고 싶다.

나는 도덕적이고 철학적인 사색의 수단으로 글을 써내려가고 싶다.

나는 심오하고 변화무쌍한 인간의 심중을 파고들고 정신을 해체하는 나만의 관점을 써내려가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읽은 철학과 사상, 교양서들을 기준삼아 남의 말을 전하기보다 내 속을 훑어낸 나만의 사상을 써내려가고 싶다.


그렇게

본성과 지혜, 사리(事理)와 덕(德), 가치(virtue)를 위해

인간의 허약과 곤궁, 불안이라는 고통의 미운 짓을 고운 짓으로 해석케하는 진리를 써내려가고 싶다.


그저 취미로서, 또는 이미 검증된 사실의 전달자로서 머무르기보다

영예나 영광을 바라기보다,

나의 눈을 맑게 하여 밝혀낸 우주의 진리를,

나의 어휘로서 명증해내고 싶다.


아...

내 꿈이 이리 큰데 난 이리 작다.

내가 써야 할 글은 이리 위대한데 난 이리 미약하다.

내 궁극의 방향은 이리 명확한데 난 이리 허약하다.


지금 이리도 막막하게 벽 앞에 날 세워둔 나의 글이지만

내 행동력이 미진하진 않을지니

나의 순수성으로 정신의 실증을 검증하리라는 야심 또한

내게 들어찼으니

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읽고 쓰고,

또 읽고 쓸 수밖에...


여전히 살아 있는 나에게 나는 당부한다.

글을 쓰는 궁극의 목표는 '글'이 아니라 '나의 삶'이어야 하고

글이 닿는 궁극의 자리에 '나'는 아니라 '나의 글'이 남아야 함을.


그러니,

오늘도...

읽고 쓸 수밖에...


오늘(11/15), 11시.

어여 오십시오!

누구라도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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