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는 나를 배신하고
나는 선택을 강요당한다

by 지담

수천년간 철학자들은 싸운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최고선이란 무엇이며

행복은 또 무엇이고

덕은 도대체 무엇인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해결도 해법도 해답도 없으니

이는 '인간'이 영원히 풀 수 없다는 증명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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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싸운다.


나는 누구인지,

진정한 나의 행복은 어디까지 추구해야 하는지,

내가 세상에 잘 쓰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더 갖춰야 할 덕은 무엇인지.

내 의지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나 역시 나에 대해 여전히 모른다.

나의 경우,

철학자들이 풀지 못한 해답을 내가 풀려는 방자함은 거둔지 오래다.


우리가 욕구하는 사물이 자기 것이 되기 전에는

그것은 다른 일보다 중대하게 보이며

그것을 향유하게 되면, 다른 갈망이 솟아나와서

우리는 똑같은 갈증에 사로잡힌다(주).


오지 않은 상황을 상상하며 들뜨고

갖지 못한 덕을 채우려 갈망하고

보지 못한 세상을 보려 책을 파고

알지 못한 나를 만나려 내 속을 후비며

욕구의 바람따라 흘러다녔다.


하지만,

욕구는 배신한다.


이룰 지 알 수 없는 추구를 동기(動機)시키며

지금에 포만하지 못하게 한 후,

결함에 절절히 매달리는 갈증을 나무란다.


결함은 마음의 그릇에서 우러나는 것이며

이 결함이 피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선을

내부에서 부패시키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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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욕구의 추구에 있다는데

본성대로 죽을 때까지 욕구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나는 욕구해야 마땅하다.


아!

죽을 때까지 욕구해야 마땅한 운명을 타고난 생명이여.

욕구때문에 만족에서 결함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여.

욕구함으로써 현실의 모순, 현재의 자신과 끊임없이 논쟁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여.


그러면서도,

욕구의 질료에 의해 현실의 부패마저 해독해야만 할 자신이여.

욕구의 속성에 의해 선명한 하루를 창조해야만 할 창조자여.

욕구의 악덕에 의해 지금을 결과로 증명해야만 할 주체자여.


욕구는 필연이지만

욕구는 나를 배신하고

욕구는 내게 책임을 던지고

욕구는 내게 의지를 묻는다.


욕구할 것인가?

욕구당할 것인가?


인간은, 나는,

선택을 강요당한다.


욕구하라.

욕구를 품고 지금을 살아내라.

욕구의 갈증에 목말라라.

지금 타는 목을 축이고 또 다시 갈증으로 내달려라.

욕구의 모순에 순응하라.


그렇게

모순에 자신을 내맡기고

현실을 통과하는 것만이

인간이, 내가, 살아있다는 유일한 증명이다.

내면에 확실한 법칙과 지침을 세워 놓는다면.


확실한 법칙과 지침을 머리속에 결정하여 세워놓은 자에게서

균형잡힌 습관과 질서와 사물들 사이의

한결같은 관계가

그의 인생을 통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주2)


주1>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아카넷.

주2> 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 동서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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