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몽테뉴 편
우리는 모두 조각들로 되어 있으며,
너무나 형편없고 잡다한 구조라서
조각 하나하나가 시시각각 제멋대로 논다.
그리고
우리와 우리 자신 사이에는
우리와 남들 사이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항상 동일한 인간으로서 행세하기는 대단히 어려움을 명심하라.(세네카)'
대망은
사람에게 용감성과 절제와 관대함과 후덕함,
그리고 정의까지 가르칠 수는 없다.
탐욕은
이름없이 아무 것도 하는 일없는 속에 자라난 가게의 사동의 마음 속에 가정의 품을 차던지고 분노하는 해왕신과 파도의 위험에 몸을 맡겨 낡은 배를 타고 멀리 떠나가 볼 확신을 심어주고, 지각과 조심성까지도 가르쳐준다. 또 비너스까지도 아직 매질과 훈련을 받고 있는 젊은이에게 결단성과 용감성을 불어넣고, 모친의 무릎을 떠나지 않는 소녀의 연약한 마음에 싸워낼 힘을 주는 것인만큼
비너스의 인도를 받아
소녀는 잠든 보호자의 감시를
남몰래 벗어나서
캄캄한 밤에 홀로 애인을 만나러 간다. (타불루스)
밖에 나타난 우리의 행동은,
단지 침착한 이성의 재주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속까지 뒤져 보아서
어떤 원동력이 사람을 움직여 행동하게 하는가를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매하고 위태로운 시도인 만큼,
나는 그런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많기를 원치 않는다.
- 나는 무엇을 아는가, p. 397
내 안엔 내가 너무 많다.
이런 내가 내일은 저리 되고
저런 내가 다음 날엔 또 이리 된다.
내 안엔 내가 많다.
부끄럽다가 용기있고
요란하다가 정숙하고
시무룩하다가 활기차고
억세다가 나약하고
얼빠지다가 총명하고
인색하다가 후하며
건방지다가 겸손하다.
이 모두가 나다.
형편없이 번잡하고 조야스러울지라도
나의 욕구는
그 조야를 배제하지 않고
세련되고 정교한 절제로 지각시켜
노련한 감각의 원동력으로 길러낸다.
욕구하는 그 곳에 닿고자
불안정한 나를 움직이는 건 어쩌면
고상하고 도덕적인 대망(大望)이 아니라
부끄럽고 요란하고
시무룩하고 억세고
얼빠지고 인색하고 건방진,
이런 나라도 품고서
뜻으로 가고자 현실에서 도망(逃亡)하는 나일테다.
도발(挑發)하여 도망(逃亡)하라
도망(逃亡)하면 도달(到達)하니
도망(逃亡)한 자,
도망(到望)하리라.
모든 인간은 이것을 욕구하기에 저기에 도달한다.
그러니 겉으로 드러난 나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그 어느 누구라도 이성의 재주로 재단하지 말라.
여기를 박차고 '도달'까지 '도망(到望)'한
모든 내가
비너스의 인도를 받는 나일터이니...
대망(大望)은
현실에 순응하는 자에게서 발아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작은 나로부터의 도망(逃亡)에서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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