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은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쓰고 있다.
오랜만의 서울나들이.
새벽북클럽을 끝내면 7시,
버스가 오는 시간은 7시 40분.
대충 옷만 갈아입고 추운 바람 막아줄 목도리 칭칭 감고 종종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으로 서둘렀다. 늘 경의중앙선을 탔었는데 사람은 한번 편한 맛을 알면 그보다 불편한 것을 잘 참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바로 경의중앙선을 타도 되지만 그냥 30여분 기다렸다가 ITX를 탔다.
30분이면 청량리역에 도착한다.
오늘은 2주 뒤인 1/17일 진행될 [3rd 위대한 시간]
첫 리허설이 있는 날이다.
2019년 2월, 그저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었을 뿐인데
2022년 8월,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게 되었고
그렇게 쓴 글이 책이 되고
그 중 [엄마의 유산]은 수많은 엄마작가들과 함께 계승으로 이어가자 결단하고 쓰고 또 쓰고 배우고 또 배웠다. 그런데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학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님을 더더욱 절감하는 요즘이다.
모든 행위는 귀결에 반드시 무언가를 증명하려 이어진다.
모든 멈추는 순간은 무의미하게 일어난 상황이 아니라
분명 어떤 거대한 계획에 의해 계산되어 벌어지는 현상이다.
2시부터 시작될 리허설이지만 내가 도착한 시간은 10시경.
오랜만에 서울의 카페에 앉자 읽고 쓰고
나는 나만의 놀이에 빠진다.
국내최초, 엄마들의 편지낭독극이다.
나의 역할은 기획부터 각색, 출연자들 연습, 그리고 당일 무대에서 진행을 맡아야 한다. 물론, 기타 허드렛일도 내 일이다. 난생 처음이지만 이 귀한, 부르기만 해도 울컥하는
아이야...
대학로 많은 청년들에게 공개할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마음 한켠에는 이름할 수 없는 무수한 감정들이 솟는다.
나는 요즘
내가 사는 시골엔 새집이 많다.
새집을 볼 때마다 나는 신비롭다.
내 손으로 툭 치기만 해도 그방 부숴져 버릴 정도로 엉성한 데
어떻게 나무가 흔들리고 또 흔들리는데 부숴지지 않을 수 있지?
첫 나뭇가지.
이쑤시개만큼 작고 얇은 가지, 커다란 나무 사이에 얹어 놓으면 바람에 날아가거나 밑으로 떨어져 버릴텐데 두번째 가지를 가져올 때까지 어떻게 첫 가지가 제 자리에 있지? 그리고 새는 어떻게 자기가 첫 가지를 놓은 위치를 정확하게 알지?
그렇게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나뭇가지로 엮으면서 얼기설기 어떻게 저 집이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내지? 뾰족한 가지로 둥근 외곽은 또 어떻게 만들지?
신비롭고 신비로워 나뭇가지 하나를 쑥 뽑아보고도 싶다.
무너질까?
안 무너진다.
절대 안 무너진다.
우리도 그렇다.
부족하고 미숙한 첫번째 한 사람이 적당한 자리에 글 한편을 얹었다.
나약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한사람 한사람이 글 한편, 또 한편을 얹었다.
그렇게 모이고 모여 때론 바람에 날려, 때론 부숴지기도 했지만
서로 얽어매고 엮어가며 하나의 책을 만들었다.
단단한 정신이 구축됐다.
계란으로 바위까지 깨뜨릴 수 있는 힘이 바로 정신의 힘이다.
한 사람의 정신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여럿의 정신이 구축되면 단단한 하나의 사상이 된다.
[엄마의 유산]이 그러했다, 아니 그리 가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매일 읽는 책 한장,
매일 쓰는 글 한편,
매일 나누는 한 마디의 토론이
우리 모두를 단단한 사상의 바다로 이끈다.
그리고 그 속.
새집에는 반드시 새알이 있다.
생명이다.
창조다.
일구면 탄생한다.
세우면 창조된다.
만들면 확장된다.
모든 사물은 자체동력으로 힘을 키우며 진화한다.
우리도 그렇다.
우리 글도 그렇다.
우리 정신도 그렇다.
우리 삶도 그렇다.
나도 그렇다.
우리는
새가 집을 짓고 그 속에 알을 낳듯
정신의 집을 짓고 정신의 창조물인 [엄마의 유산]을 낳았다.
그리고
알을 까고 새는 이소한다.
날개짓하며 노래한다.
그렇게 세상에 자신의 탄생과 존재를 들려준다.
우리의 정신도 대학로에서
엄마들과 청년들의 숨을 향해 날아가고
소리를 노래한다.
그렇게 세상에 정신의 탄생과 존재를 들려준다....
첫 리허설.
난생 처음 무대에 선다.
배우도 아니고, 능력도 없고, 낭독도 처음이다.
하지만,
정신은 목소리나 기술이 아닌, 가슴으로 전해질 것이다.
유산은 보이지 않지만 전수되고 스며들 것이다.
소리는 진동이 되어 파동을 낳고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엄마의 정신은
급변하는 시대,
사랑하는 우리의 자녀들, MZ에게 전해질 것이다.
시골에서 나는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흡수한다.
그 힘으로
오늘 여기, 이 자리에 주어진 나의 몫이
어떤 결을 따라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가는 나뭇가지 하나일지라도
모이면 생명을 지켜내는,
결코, 거센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는
위대한 힘이 된다.
이 무대는
청년들을 위한 엄마의 목소리,
삶을 짓는 청년들을 응원하는 어른의 간절함이
새집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듯
여러분의 새로운 정신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오셔요...
# 영상 : 박지선 작가 (https://brunch.co.kr/@agriagit)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1766
공연문의 : 건율원 (010-9056-9736)
공연참여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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