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사람을 찾고 있지만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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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 한사람을 찾고 있다.


카잔차키스에겐 조르바가 있었다.

루크레티우스에겐 에피쿠로스가 있었다.

몽테뉴에겐 플루타르코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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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겐 누가 있는가.


나의

육체와 영혼, 천사와 악마, 현실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사유와 실천

이 모두를 제대로 안내해 줄,

내 영혼의 골수를 맑게 세척시켜 줄 이는 누구인가.


이성이 힘을 잃을 때마다 내게 회초리를 가했던 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였다.

마음이 힘겨울 때마다 내게 논리로 설득시켜준 자는 세네카였고

직관과 관념 사이에서 헤맬 때마다 초월적인 힘으로 날 제압시킨 자는 니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무릎을 꿇을 때마다 다시 일으켜 세운 자는 에피쿠로스.

간절함이 커질 때마다 내 영혼의 결을 만져준 이는 타고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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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

왜 내겐 없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럿인 것은 아닐까.


나의 사유는 아직 하나의 형상으로 응축되지 않은 것이다.

아직 여러 목소리로 싸우는 중이며

아직 이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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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는 나를 일으켜 세웠지만 나아가게 하지 못했다.

세네카는 나를 충분히 설득했지만 나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니체는 나를 깨웠지만 너무 앞서 있어 내가 붙잡을 수 없었다.

에피쿠로스는 나를 꿈꾸게 하지만 나를 밀어붙이지 못했다.

타고르는 나를 깨끗이 씻어주지면 닿기엔 너무 멀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가 되려 하는가

라는 질문을 멈춘지 한참이다.

내가 나를 만들지 않았으니 내가 나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책이 나를 키웠다.

성현들의 말로 나는 자랐다.

그런데 난 여전히 갈구한다.

내가 따라야 할 단 한사람이 누구인지.


그런데 나는

단 한사람이 필요할까.


중심을 갖고 싶은 것이다.

내 안에서 싸우는 영혼들이 휴전을 원하는 것이다.

이제는 통합된 자아가 필요한 것이다.


내 속에서 들끓는 투쟁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이성이,

수시로 나를 자극하는 직관이

그리고 따라야 할 윤리까지.


이 모든 것들이

나의 희망마저 정복해 버리고

하나로 융합되어

기어이 닿고야 말 그곳으로 이끌어 줄 자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오랜 시간

'앎'과 '삶' 사이의 모순과 싸워 왔다.

사랑은 넘치는데 갈등은 깊어지고

오르고 싶으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고

세상으로 나가려 할 때마다

다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모순.


어쩌면 나는

단 한사람을 찾고 있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가

단 한사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은 아닐까.


그렇다면

혹시

내가 기다리는 그 사람,

내가 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그 사람이 되어

나를 이끌고

나를 이기고

나를 나아가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것이

내가 사유하는 길의 형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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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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