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담단상 13
앙망(仰望)은 신적(神的)이다(주).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仰望)은
신으로부터(神的) 온다.
마음 속의 외침,
내 속에서 뭔가 바람처럼 느껴지는 감정....
이는
신으로부터 들리는 자연의 소리다.
이파리 사이로 바람을 일으켜 나무들을 정화시키듯
나와 나를 둘러싼 인간들 사이로 신은 바람을 일으켜 내게 신호한다.
거대한 자연은
모두 담으라
모두 삼키라
모두 느끼라
내가 서 있는 여기로 계속 신호한다.
내 속에서 들리는 가느다란 소리
내 속에서 스치는 간지러운 감촉
내 속에서 울리는 두근대는 진동
내 속에서 느끼는 울컥이는 대란
바람한 점 없던 내 마음에
슬며시 느껴진 세풍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 사이 쉴 새 없이 불어댄 연풍이리라.
둔탁한 내 속으로까지 닿아야만 했던
신이 내게 보내는 간절한 의지.
이를 외면할 용기도
이를 외면할 배짱도
이를 외면할 권리도
아무 것도 없는 나는
내게로 다가오는 모든 현상과 사물에 더 세세하게 침투하여 더 깊이 들여다보며 나의 인식속에 몸을 숨겼던 비판이 탈출을 시도해도 침묵하며
그렇게
내 속에서 들리는 새로운 요구에 존중을 보내리라.
내 속에서 제 아무리 짙은 한숨과 탄식이 몸집을 불려도
나는 이를 제압, 제거, 억제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연이 내게 보낸 신호.
앙망이 현실로 다가옴을 예고하는 전조이며
인간후보자인 나를 인간으로 승격시키고자 신이 차비를 마쳤다는 무언의 신호이니
나는 그저 모든 것에 체념하고
앙망의 느낌쪽으로 내 발을 얹어야겠다.
주> 아미엘일기, 아미엘, 1978, 범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