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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금씨 Sep 04. 2022

일태기는 소리도 없이 또 찾아오지

이놈의 일태기는 시도 때도 없이 오네

#6. 일태기를 또 겪는 6년 차


 일태기: 권태기에서 파생된 직장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권태를 느끼는 시기.

그렇다. 또 일태기가 올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아-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 고민하던 찰나, 이전 직장에서 '큰 걸 할부로 결제하고 나면 갚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일단 다니게 된다'라는 선임의 말이 떠올랐다.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난 10대 때부터 꿈꾸던 특정 나이가 있었다. 그중 27살이 있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땐 27살은 엄청 어른 같아 보였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으며 운동도 열심히 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잘 잡혀 있을 것만 같은 나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이 그 27살이고 운동을 해보자 라는 생각에 집 근처에서 PT를 결제했다. 솔직히 난 PT가 이렇게 비싸다고 생각을 안 했었는데 가격을 듣고 고민을 잠깐 하다가 결국 나의 건강에 투자하는 거라 생각하며 큰 금액을 결제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던 내 일상에 운동이란 게 더해지니 처음엔 일 할 체력도 없는 것 같았다. '아, 이거 내가 운동하다가 일터에서 쓰러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 때도 있었는데,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기분은 확실히 들었다. 몸은 힘들긴 했지만 정신적으로 환기되는 시간들을 가지니 일태기는 금방 지나갔다. 이렇게 시작했던 운동은 약 2년간 했었고, 더 바쁜 매장으로 옮기면서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 운동은 그만두게 되었다. (사실 어떻게든 시간을 내면 했었겠지만 진짜 일하는 것만으로도 난 쉬는 날 잠을 자는 것도 모자랐었다.)


 여하튼, 6년 차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 점장님의 부서 이동으로 매장의 점장님들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이때 짧은 주기로 2번이나 바뀌어 그분들의 스타일에 맞추어 일하느라 정신적 스트레스가 생기던 때였다. 점장이 바뀌면 그 스타일에 따라 매장 분위기, 운영 방식의 중점이 조금씩 바뀌는데 그에 맞춰 일하는 게 눈치껏 해야 했어야 해서 눈치 없는 동료들은 늘 혼나기 일쑤였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나와 잘 맞는 스타일의 점장님과 오래 일하게 되어 이후엔 마음 편하게 일했었다. 점점 이 매장의 부점장급의 신뢰도와 새로운 업무들을 배워야 할 시기가 다가오던 바리스타 생활 6년 차...여러 고비들도 있었지만 어쩐지 점점 스무스하게 위기들을 넘긴 6년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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