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돈 내고 타는 사람이에요
기차로 통근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고?
비단 서울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뿐 아니라 서울로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도 참 많다.
출퇴근 시간에는 기차가 바글바글하고 9시가 지나면 좀 한산한 분위기가 된다.
6시 반~9시 사이 기차는 자유석으로 지정된 칸(보통 맨 마지막 칸과 그전 칸)이 있어서 정기권 승차자들은 이 칸을 많이 이용한다. 자리에 앉으면 승무원이 정기권을 확인하러 온다. 요즘은 자유석에 큐알 코드가 생겨서 코레일 어플로 셀프 체크인도 가능하다.
서울 - 용산 - 광명 - 천안.아산 - 오송.
서울부터 오송까지 가는데 모든 역을 다 선다면 저런 형태이다. 서울에서 이른 시간 기차를 타면 자유석에 자리가 많아 앉아가는데 무리가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칸에도 빈 좌석이 많이 있다.
하지만 광명에서 출퇴근을 하게 되면 자유석에 자리가 하나도 안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서서 다니거나, 복도 간이 의자에 앉거나, 중간에 빈자리가 있으면 앉아가게 된다.
퇴근도 당연히 마찬가지인데 조금 다른 점은 퇴근 기차는 멀리부터 사람들이 타고 오다 보니 더더욱 빈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래서 서서 다니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만원 지하철에서 서서 다니는 것도 정말 정말 지옥이긴 한데 기차는 사실 객실 내에는 서있기 어렵고, 복도에 서 있어야 하다 보니 사람이 몰리면 좁고 답답하게 서서 가야 한다. 겨울은 딱히 춥지 않은데 여름에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서 덥다!! (KTX 산천은 복도가 좀 더 시원하고 넓다)
보통 나는 운 좋게 복도에 자리가 있으면 앉기도 하고, 아니면 기차가 출발하고 나서 반 자리를 찾아 앉는데 자리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수도 있고, 뒤늦게 자리를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면 당연히 나는 자리를 비워주는 게 맞고, 불만도 없다. 그렇지만 상대가 꽤 불쾌해하는 경우도 많고, 주인이 없는 자리더라도 뭔가 내가 남의 자리에 앉은듯한 기분이 많이 들기도 한다.
본인만의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면 대략 자유석이 이때에는 빈자리가 있고, 다른 차량에도 사람이 어느 정도 타는지 등등 요령이 생기기도 하고, 정기권도 미리 좌석을 지정 구매해서 다닐 수 있긴 하지만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기차를 타고 내리면 이제 지하철로 갈아타고.... 머나먼 여정을 하는 것이다.
쓰면 쓸수록 나는 이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드는 출퇴근을 어떻게 이렇게 계속해 온 것일까 의문이 든다. 진작 이렇게 한 번 제대로 돌아볼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