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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여름 Nov 15. 2024

내 집을 찾아줘 1

나의 집은 어디인가 

2019년 결혼을 하고 2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집을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는 신혼부부로서 어떻게 우리가 집을 살 수 있을까(특히 서울에)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우리가 살 수 있는 지역이 어디며, 어느 아파트일까 찾아 헤매고, 열심히 저축을 하고, 그렇게 우리만의 계획을 세우며 착실히 살아갔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집을 갖는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모두들 이렇게 저렇게 타협하여 어느 정도 원하는 바를 이루어 가는 것이겠지만, 내가 살 수 있는 범위의(은행의 도움으로) 집은 보러 가면 장점보단 단점이 더 컸기 때문에 아직은 우리가 자금이 부족하구나 생각했다.


2020년이 되며 우리는 더더욱 집을 사고 싶었고, 하지만 우리는 부동산도 경제에도 그렇게 밝지 못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그래 2년 뒤면 재계약이니 그때는 우리 한 번 집을 사던지 어떻게 좀 해보자 은근슬쩍 미뤘다. 그런데 그 기간에 정말 집값이 가.파.르.게. 정말 아주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우리는 너무너무 초조했다. 우리가 딱 마음에 드는(타협하고 타협하여) 심지어 대단지도 아닌 두동 짜리 조그마한 아파트... 남들은 무시할지 몰라도, 남들은 관심 없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최선이었던 그 아파트마저도 오르는 것 아닌가. 


그렇게 재계약 기간이 다가왔는데, 당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어 전세 1회 연장 시에는 얼마 이상 못 올린다 이런 조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그렇게 알리고 대신 2년 뒤에는 나가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정도의 집값 오름세라면 우린 1년 뒤에, 2년 뒤에는 내 집과 더욱더 멀어질 것만 같아서 뭔가에 홀린 듯 범위를 넓혀 다른 지역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출퇴근할 수 있는 곳. 이게 가장 중요했다. 남편의 직장도 중요했지만, 우선 내가 너무 오랫동안 장거리 출퇴근을 하느라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이 부분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역, 용산역, 광명역, 수서역 이런 주변으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원래 기차역이라는 것이 그 주변 집값이 높고, 어떤 지역의 중심지인 경우가 많지 않은가 정말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없구나...라고 좌절에 좌절을 하며 그래도 찾아보자 찾아보자 노력했다.


결국 조금 더 나의 직장과 가까워지는 광명 쪽으로 가닥을 잡고, 그래도 경기도권으로 가면 서울보다는 좀 우리의 집이 있지 않을까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서울이여 안녕. 


당시 정말 하늘의 도움과도 같은 모먼트가 많았다. 집은 내가 살고 싶은 집만 찾는다고 다가 아니었으며 각종 서류와의 싸움이며, 이사 당일까지도 이 집과 저 집에서 처리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이렇게 나이를 먹고서야 알았다.


기존 전세 대출 만기 및 연장 기간과 조건, 새로운 주택 대출 적격 기준 및 정부의 혜택 등이 정말 알맞게 들어맞아 순조롭게(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남편이 막 이직을 하던 시기에 대출을 준비하게 되어서 맞벌이 여부, 직장 여부 같은 것들의 조건을 좀 더 세심하게 따져서 계산을 해야 했다. 대출마다 날짜, 연도 기준이 다 다르고, 증빙도 다 다르기 때문에 정말 생각지 못한 변수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당시에는 집값이 오르고 있어서 매물이 참 없었다. 내가 전세를 구할 때만 해도 한 아파트에도 매물이 정말 많아서 어디가 좋은지 고르기가 골치가 아플 정도였는데... 하~ 나의 불찰이여. 


없는 매물을 짜고 짜내어 몇 개를 보고 우리는 확! 결단을 내려서 집을 본 그날 저녁에 계약금 일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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