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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수 Aug 30. 2022

아직 모르는 영역

우주와 인간

나는 32세에 아르바이트로 미국 뉴욕시의 중심 맨해턴에서 상점을 돌아다니면서 영업을 했다.



뉴욕시는 6개월마다 각 상점의 소화기 점검을 받도록 의무화했는데, 회사의 사장이 그 라이선스를 취득하여 몇몇 사원들을 데리고 사업을 했다. 

사원들은 뉴욕시를 돌아다니면서 주로 상점에 소화기 점검을 하고 새로운 라벨을 달아주어 점검비를 받았다. 사원들은 고정급이 아니라 수수료 중에 일정 부분을 사장에게 주고 나머지는 사원들의 수입이 되는 100% 성과급이었다.

업무는 간단하였다. 소방 점검원 같은 파란색의 복장을 입고 상점에 방문하여 소화기 점검 나왔다고 하고 6개월마다 점검 라벨 갱신을 안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경고를 주는 것이다.  미국은 소방법이 엄해서 경찰관과 같이 소방 공무원을 무서워해서 빨리 점검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에서 해외 관련 업무를 하다가, 영어소통에 한계를 느끼고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미국에 어학연수를 와서 생활비를 벌려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1년이 넘은 시점이라 어느 정도 생활영어에 큰 불편함이 없을 시점에 한 마지막 아르바이트였다. 

사실 영업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던 것이 최대한 벌금에 대한 겁을 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영업 대상에 작은 상점들이 많았는데, 웬 이상한 복장의 동양인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처음부터 큰 소리로 소방법 운운하며 겁을 주니, 빨리 처리하고 보내버리려고 했다.      

나는 처음엔 유창하지 않은 영어 발음과 어설픈 접근에 고배를 마셨지만 이내 적응을 하여 엄포의 도사가 되었다. 나중에는 6명 정도의 직원 중에 가장 성과가 좋았고 미군 출신인 한 직원이 나보고 자기가 점검 라이센스를 취득할테니 LA에서 같이 사업을 하자고 제안도 했다. 


그때는 어학 공부을 위해 미국 대학교 ELS(영어학습) 과정을 마친 상태라 주말에 주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전부 영어로 된 책들이라 소설이나 작은 글씨의 책보다 글자가 크고 사진도 많은 자연과학, 우주에 관한 책을 많이 봤다. 

그 덕에 이전에는 가져보지 못한 우주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생각 1. 

우주의 끝은 100억 광년 이상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가려면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만들어야 하고 그 우주선을 타고 100억 년 이상을 가야한다. 나는 우주의 실체에 대한 해답은 우주의 끝까지 가봐야 제대로 알 수 있고 우주의 실체를 알아야 나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겨우 1천 광년 떨어져 있는 별에도 가지 못한다. 

빛의 속도보다 빠른 우주선을 만들수도, 1천 년을 살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었다.


우주를 지구의 크기로 축소하면, 지구는 1,000분의 2mm인 초미세 먼지보다 훨씬 작다. 나는 그 안의 어느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빅뱅 이론과 같이 대폭발로 인해서 만들어졌다는 이론이 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작은 사실을 토대로 논리적 추측을 한 가설이다. 

그럼, 누군가 만들었나? 이에 관한 가설도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은 궁금하면 못참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만한 문명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 가설로 밖에는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현재까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이론들의 공통점은 100%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주선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외계인도 봤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 우주선이나 외계인은 정확히 우리 앞에 존재하지 않고 카더라식 설로만 존재한다. 

세계는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는 행성의 발견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다. 우주에서 인류의 문명은 화성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는 놀라운 발전을 했지만, 우리의 궁금증에 비해 과학기술은 한참 걸음마 단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눈부신 문명은 우주선, 로봇도 만들 정도가 되었지만, 인류의 물리적 경험 거리는 달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거대한 우주는 언제 우리에게 열쇠를 줄 것인가? 


생각 2.

우리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는 동물, 식물, 세균과 같은 미생물, 돌과 같은 무생물이 있다. 인간은 동물에 소속되어 있다. 가장 고등한 동물로 인식된다. 

‘가장 고등한’이라는 말은 사실 그 차이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말이다. 인간을 동물로 분류한 것은 편이의 산물이다. 마치 0.5mm 이하의 아메바와 고등동물인 침팬지와의 비교보다 훨씬 극단적이다. 가장 고등한 동물이라는 말은 진화론과도 연결되어 있다.

사람, 아니 나 자신에 대해 생각 해보자. 컴퓨터 모니터에 글을 적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 무엇을 느끼는가? 생각하고 무언가 떠오르는 것을 키보드에 손가락을 움직여 글을 적는 행위는 동물과는 다른 인간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경이로운 존재! 우주선을 만들어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존재!

삶의 와중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이를 느낄 기회를 잃어버린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나 자신의 신비와 아름다움에는 무감각하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가? 우리의 신체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손가락에 붙어있는 손톱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손톱이 없으면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우리의 머리를 보자. 신경계와 신경조직을 이루는 단위인 뉴런(Neuron)은 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인간의 뇌 속에 있다고 추정한다. 이 뉴런의 가지와 가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시냅스(Synapse)는 약 100조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과학자들은 인간에 대해서 우리가 밝혀낸 것은 아직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의학적, 생물학적인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나는 때때로 자연의 오묘하고 경이로움에 감탄하지만, 인간을 깊이 생각하면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몸은 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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