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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승 Sep 29. 2022

THE END.

-그대 가는 길에 ‘복’ 있기를.

외모 좋고 재력 있고 지성적인 눈빛을 지닌, 완벽하다고 느낄만한 남자 청년과 사랑에 빠진 어떤 여자 청년 연애 이야기다. 어느 날 둘이 함께 영화 구경 갔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난 후의 일이다. 영화 맨 끝에 ‘THE END’라는 자막이 올라갔다. 그때였다. 그 남자가 진지하게 말했다. “더 앤드”! 그것으로 둘 사이의 연애는 끝장을 보았다. 정확한 발음인 ‘디’가 아니라, ‘더’라고 발음했다는 그것이 이유였다. ‘글자 그대로 말 한마디’에 둘 사이의 관계는 ‘끝’이 났다.      


어디서 들은 내용이다. 꾸며 낸 얘기겠지. 사실, 그것을 발음할 때, ‘더’든 ‘디’든,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토록 하찮은 것으로 깨지는 둘 사이의 관계가 단지 이야기 속만의 상황일까?! 진짜 그 정도의 관계라면, 진짜 진즉에 끝내라!      


‘웃자고 꾸며 낸 얘기’라 할지라도, 거기에 ‘죽자고 달려들며 할 말’을 하겠다. 여자 청년, 정말 잘했다. 응원한다. 외모 좋고 재력 있고 지성적인 눈빛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거다.’ 남자 청년이 ‘지성적인 눈빛을 지녔다고’ 했지, ‘지성이 있다’라고 하지는 않았다. 여자 청년에게는 ‘지성’이 제일 중요한 거다. 외모와 재력보다도.      


그래! 그렇게 사는 거다. 요즘, 연애의 상대방을 정하는 데 있어서, 거의 모두 외모와 재력을 조건으로 건다. 그런데 여자 청년은 문제 된, 그 한 ‘음’(더 vs. 디) 때문에 ‘외모와 재력’을 ‘싹’ 무시하다니, 얼마나 훌륭한 청년인가!      


인생, 뭐 별거 있나! 자기 뜻대로 사는 거다. 세상 사람 모두가 연애 조건에 있어, 외모와 재력을 아무리 중시해도 말이다. 자기 뜻이 중요한 거다. 그 여자 청년이 ‘연애’를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책임 못 진다. 그대 가는 길에 ‘복’ 있기를. ‘THE END’.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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