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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Aug 30. 2024

무얼 남기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는 6인 가족 이사 준비

나와 가족을 위한 미니멀라이프

29평에서 4남매와 함께 지내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19평에서 살았다.

10평이 넓어지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어 5개월간 묵은 짐들을 비워냈었다.

트럭 한 대로 이사 가는 게 목표였는데 5톤 윙바디트럭 한 대로 이사할 수 있었다.

비워낸 물건들은 수없이 많았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몇 톤 트럭으로 이사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 많은 물건들을 이고 지고 살았더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많은 물건들로 짐에 눌려사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었기 때문이다.

이사업체에서 견적 보러 오신 분이 6인 가족인데 짐이 많이 없다고 말씀해 주신 날을 잊지 못한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것에 대한 중간점검을 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사 온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사는 동안 또 많은 물건들이 자가증식 했다.

'자가증식'이라는 표현이 웃기긴 하지만 딱 맞는 표현이다.

직접 산 물건들은 생필품 말고는 없는데 좋은 이웃들이 많아서 짐이 저절로 우리 집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세제, 조미료, 식료품, 신발, 옷 등이 많이 들어온다.

써서 비워야 할 물건들은 다 소진하기 전에는 정리할 수가 없으니 신발과 옷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아무리 물려받은 것이라고 해도 신는 신발과 입는 옷은 항상 정해져 있다.

아이들도 취향이 있는지, 편한 옷만 입는 건지 맘에 드는 신발을 신고 닳을 때까지 입는다.

마음 같아서는 다 버리고 가볍게 이사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가족수에 맞게 각자 필요한 물건이 있기 때문이다.


저번 이사는 비우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무엇을 남길지를 생각하고 있다.

가족 물건들은 어쩔 수 없다 치고 내 물건은 트렁크 하나에 들어갈 정도로만 남기고 싶다.

‘트렁크 하나면 충분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제목 자체로 미니멀리스트로서 뭔가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가 되었다.

무얼 남길지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욕심으로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쉽게 비워낼 수 있을 것 같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핸드폰, 노트북, 마우스, 무선키보드, 이어폰, 일기장, 플래너, 책 몇 권, 가방 2개, 신발 4켤레, 사계절 옷 40여 벌, 속옷, 양말, 화장품 파우치, 세면도구, 이부자리, 컵, 텀블러, 그릇, 접시, 수저, 젓가락, 포크 등 많지 않다.

나머지 물건들은 언젠가 쓸지 몰라서 가지고 있는 물건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다.

최대한 가벼운 짐과 마음으로 이사 가고 싶다.

4남매와 함께 살고 있기에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사는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군더더기를 비워낸 미니멀리스트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에게 물건을 비우라고 강요하기보다 내가 먼저 변화되고 가벼운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요되지 않을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갖기 위해 물건을 비워내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들만 지니고 살고 싶다.

비우는데만 혈안이 되어 은근히 스트레스받기보다는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가족의 물건을 바라보는 눈도 지녀야겠다.

내가 미니멀리스트이지 아이들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강요하지는 말아야겠다.

남길 만큼 소중하고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면 하지 말라고 해도 따라 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조금씩 나와 가족을 위한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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