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멀 사남매맘 Mar 07. 2023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가볍게 사는 삶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인 작가의 집을 볼 때마다 ‘우리 집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 있겠지?’ 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지금은 비록 많은 물건들을 아침, 저녁으로 정리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매일 조금씩 비워내다 보면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지고 가볍게 살아갈 수 있겠지?’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비워내는 속도보다 채워지는 속도가 더 빨라서 허무할 때도 있다. 10평 더 큰 집으로 이사 와서 이것저것 필요하다면서 사 온 물건이 도대체 몇 개인지 세어 보기도 민망하다. 이사 온 지 한 달 넘은 지금까지도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수납장에 놓아둔 물건도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나서 더 빠르게 비워내고 싶고 가벼워지고 싶은 조바심이 들었다. 누구와 경쟁하는 것도 아닌데 빠른 시일 내에 텅텅 비어 있는 집을 소유하고 싶어졌다. 그때마다 뭐든 꾸준히 하다 보면 가능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바심을 다스려본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이 늘어놓은 장난감과 색연필 등을 치우고 집안일하다가 하루가 끝날 것 같은 때가 많다. 아직도 사남매의 장난감은 방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새로운 가구를 들이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장난감들은 바닥에 줄지어 있다. 장난감을 비우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예전엔 무조건 버리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말해준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받은 사인펜 선물들은 이미 수납장에 사남매 모두 대학생 될 때까지 써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어서 포장을 뜯지 않고 기부나 나눔을 하려고 그대로 놓아두었다. 옷을 물려주는 것도 혹시나 지인에게 부담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되어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한다. 물려줘도 되겠냐는 허락을 구하고 보내줄 때도 있다. 어떻게든 나에게 있던 물건들을 선순환시키는 데 사용하고 싶어졌다. 무턱대고 ‘무조건 버리기’보다는 나에게는 쓰임을 다한 물건이라도 다른 누군가에겐 필요할 수도 있기에 손이 더 가지만 그쪽을 선택한다. 나 역시 물건을 들일 때 중고거래를 이용한다. 반대로 다른 이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나에게 필요한 물건일 수 있기에 새 상품보다는 중고거래로 물건을 구매한다.


허리가 선천적으로 좋지 않은 남편에게 필요한 매트리스를 알아봤는데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너무 비싸서 고민하고 있었다.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 놓고 기다렸더니 좋은 상품이 실사용 1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거래목록에 나왔다.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에 나와서 반신반의하며 가지러 가는 길에 남편은 ‘새 상품을 사면

꽤 비싼 제품인데..’라고 말했다. 사용한 다음 날 허리가 아프지 않다고 했고 생각보다 좋아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미니멀라이프 실천 전에는 무조건 새 상품을 검색해서 구매했었는데 이제는 물건 구매하기 전에 버려질 때를 한 번 더 고려해서 들이게 되니 자연에게도 조금은 덜 미안하다.                                                                                                  

물건의 선순환까지 생각하게 하다니 미니멀라이프는 여러모로 이로운 것 같다. 비웠던 물건이 다시 필요해지는 때도 있었지만 이런 시행착오들을 반복하다 보면 마음속에 품기만 했던 생각들이 현실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어느 곳을 보아도 내가 좋아하고 꼭 필요한 물건들로 채워진 가벼운 집,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언젠가는 우리 집도 그렇게 될 거라 믿으며 오늘도 조금씩 움직여본다.









이전 24화 4남매 엄마 미니멀라이프로 새 삶을 살게 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