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미니멀라이프도 괜찮아요
하얀 거실에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사진을 보았다.
'저런 집에 살아볼 수 있을까? 언제쯤 살 수 있을까?'
우리 집과 비교해 보며 자책하기도 했다. '우리 집은 왜 이렇게 물건들이 많을까?'.
거실 한쪽을 가득 채운 책장과 4남매의 장난감, 테트리스 하듯 맞춰져 있는 가구들..
‘아이들이 크면 가능해지려나?’
'내가 과연 미니멀라이프를 할 수 있을까?'
‘우리 집은 저렇게 하얗고 예쁘지 않은데 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그러다가 더 이상 이렇게 어지러운 집에 살고 싶지 않아졌다.
보았던 사진 만큼은 아니어도 미니멀하게 집을 가꾸며 살고 싶어졌다.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었다. 관련 영상들도 보며 배운 것 중 하나는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집중하기보다 ‘라이프’가 ‘미니멀’ 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다가 보면 집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을 하얗게 통일하면 더 깔끔하고 단정해 보이기 때문에 하나 둘씩 하얗게 바뀌어가는 것 같다.
19평에서 살 때 시작했다. 6인 가족이 살기에 작은 평수였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 새로 들인 가구들은 하얀색이었다. 한 개씩 구매하다보니 모두 다 하얗게 할 통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는데 굳이 쓰임을 다 하기도 전에 교체하는 것은 낭비란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있는 것을 활용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더 이상 하얀 가구를 들이는 것을 멈췄다. 가구 자체를 새로 사지 않기로 했다.
있는 것 안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노후주택에서 전세로 생활하고 있기에 몰딩과 창틀은 손 보기 어려운 부분이라 새하얀 인테리어는 포기했다.
체리색 몰딩에 예쁘지 않은 옛날 샷시인 집에 살고 있지만 삶이 단순해지는 것에 집중하며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며 살고 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만족해하며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쓰임을 다할 때까지 사용하고 있다.
아이들의 장난감 수납장 역시 알록달록 하지만 아이들이 더 커지면 비워질 것들이기에 조금 더 곁에 두기로 했다.
미니멀라이프는 삶의 방식 자체이지 인테리어가 아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구들을 고르고 좋아하는 물건들로 채워가는 집을 꿈꾼다.
‘하얗고 아무것도 없는 빈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미니멀라이프’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집을 보고 하얗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물건의 수가 적지 않아도 미니멀라이프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더 이상은 물건 무덤이 되어버린 집에서 답답하게 살고 싶지 않은 분들께 미니멀라이프 도전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얼마나 삶이 단순해지고 단단해지고 단아해져가는지..
이 아름다운 라이프 스타일을 알게 되고 실천하며 살게 되어 참 감사하다.